[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일본에서 생활비를 극단적으로 줄여 투자에 몰아넣는 청년들이 늘면서 ‘NISA 빈곤’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지난 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투자로 자산을 불려 일찍 직장을 그만둔 사례가 알려지면서 청년층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쿄 네리마구에 사는 32세 회사원 남성은 식사를 하루 한 끼로 줄여 한 달 생활비를 5만엔(약 43만원)만 사용해 아낀 40만엔(약 345만원)을 매달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에 넣고 있다.
이 남성은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저축을 해도 자산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며 “지금은 참고 집중 투자로 자산을 만든 뒤에 여가에 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투자에 돌리는 돈을 지나치게 늘려 일상생활이 빠듯해지는 상태를 일본에서는 ‘NISA 빈곤’이라고 불리고 있다.
투자 열풍이 분 배경으로는 2024년 1월 시행된 ‘신 NISA’가 꼽힌다. 운용수익 비과세 기간을 무기한으로 늘리고 연간 투자 한도를 360만엔(약 3107만원)까지 확대한 제도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NISA 누적 매수액은 약 71조엔(약 613조원)으로 2년 만에 두 배가 됐고 계좌 수는 약 2826만개로 1년 새 10% 늘었다.
정부는 제도 시행 전 2027년 말까지 매수액 56조엔(약 483조원)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지난해 3월 이를 조기 달성했다. 이후 2027년 말까지 3400만 계좌로 목표를 새로 잡았다.
닛케이 평균 주가와 미국 S&P500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한 세계적 주가 상승도 힘을 보탰다.
일본경제신문 계열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SMBC컨슈머파이낸스 조사에서 20대의 월평균 투자액은 신 NISA 시행 직전인 2023년 2만3589엔(약 20만원)에서 2025년 2만9678엔(약 26만원)으로 6000엔(약 5만원)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월 용돈은 3만7096엔(약 32만원)에서 3만2159엔(약 28만원)으로, 취미와 여가 지출은 1만9027엔(약 16만원)에서 1만6596엔(약 14만원)으로 줄었다.
도쿄의 한 투자학원 홍보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피부로 느끼는 젊은 세대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행 출신 경제학자 가와다 고시는 “최근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은 성공 경험만 쌓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투자는 어디까지나 위험을 수반하고, 투자에 과몰입하면 인플레이션이나 증세 등으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 사기 피해도 잇따른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특수사기 피해액은 약 1816억2000만엔(약 1조5674억원, 잠정치)이며, 이 중 소셜미디어형 투자 사기가 약 797억9000만엔(약 688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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