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부터 9월가지 3차례 참여자 모집 공고에도 참여자 미미

서울시 15 곳 전환 목표 세웠지만 1곳만 전환

서울시 용역 결과 “데이케어센터 등 돌봄시설 공급 부족, 대응 필요”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연합]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폐원 어린이집 노인돌봄시설 전환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집 사업자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사업 신청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2028년 내 총 폐원 어린이집 15곳을 노인데이케어센터와 요양시설 등 어르신돌봄시설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전환이 추진 되는 곳은 2곳 뿐이다. 강동구의 민간 어린이집 1곳이 내달 개관을 앞두고 있고, 내년 상반기 중 관악구의 구립 어린이집 1 곳이 노인데이케어센터로 전환한다. 올해 목표 달성률로 보면 6% 수준이다.

어르신돌봄시설 전환 사업은 서울시가 지난해 부터 추진하고 있는 초고령사회 대응 종합계획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폐원 위기에 놓인 어린이집을 실버·데이케어센터로 전환·운영할 수 있도록 시가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환 운영은 올해 15개소를 시작으로 2040년까지 140개소 조성이 목표였다.

서울시는 9988 서울프로젝트 발표 후 ‘어르신돌봄시설 전환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공고를 냈다. 5월 29일 첫 모집공고를 냈으나 신청자는 없었다. 7월 10일 낸 2차 공고에서는 강동에 있는 민간 어린이집 한 곳만 참여했다. 시는 이달 1일 세 번째 모집공고를 냈다. 앞서 언급한 관악의 폐원어린이집의 경우 모집공고 없이 서울시가 지난해 부터 전환을 추진한 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첫 설명회를 했을때 어린이집 원장들의 관심이 많았던 만큼 전환 수요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비용 문제 등으로 어르신 돌봄 시설 전환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30명 정원의 어린이집을 노인돌봄시설로 전환하는데는 약 8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립의 경우 설계 용역비를 포함해, 공사비 전액을 지원하지만 민간의 경우는 금융비용 1250만원과 컨설팅 용역 2000만원 등의 지원에 그친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의 경우 공사비 전액을 지원할 경우 어린이집 전환 사업자와 전환없이 노인돌봄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어린이집을 폐원할 경우 국고보조금으로 받은 수억원에 대한 지원금을 반납되는 것도 사업전환이 쉽지 않은 배경 중 하나”고 말했다.

먼저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사업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입소자 10인 이상의 노인의료복지시설)을 설치·운영하려는 자는 원칙적으로 시설을 설치할 토지 및 건물의 소유권을 직접 확보해야 한다. 타인 소유의 토지나 건물을 임차(월세·전세)하여 요양원을 설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수차례 보건복지부에 해당 법령 개정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지부는 노인요양시설 안정적인 운영 측면에서 임대사업자의 요양원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업자들이 노인요양시설 중 하나인 데이케어센터 시장을 더이상 ‘블루오션’으로 보지 않는 것도 참여율이 낮은 이유중 하나다. 실제로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데이케어센터 확충률(2025년 1월기준)은 79%로 25개 자치구에서 어렵지 않게 데이케어센터를 찾을 수 있다. 양천구와 동대문구 내 데이케어센터 수는 각각 32곳, 27곳으로 확충률이 112%, 108%다. 확충률이 100%가 넘으면 ‘포화상태’다. 25개 자치구중 확충률이 80%이상은 총 10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행 자료로는 데이케어센터 등 노인 포화상태에 달한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결과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가 최근 서울시복지재단에 의뢰해 진행한 ‘노인장기요양 수급예측과 공급 개선 방안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화 진행에 따라 서울시 전체 수급자는 2024년 약 4만6566명→2030년 약 6만7378명→2040년 약 11만1963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확충률이 높은 자치구의 경우에도 다른 자치구 수급자 유입으로 공급 정원 여유분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특히 우선분석대상 5개구의 경우, 노인요양시설 1군데당 평균 부족인원은 2030년 약 375명에서 2040년 약 492명으로, 데이케어센터 등 재가 유형의 경우 2030년 약 142명에서 2040년 약 231명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포화상태’를 이유로 사업 참여를 꺼리는 폐업 위기 어린이집 사업자를 대상으로 향후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