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中과 군사·안보 교류…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양국, AI·공급망·일대일로 협력문서 체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10년 만에 이집트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에 대한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 알이티하드야 대통령궁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중동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동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한다”며 “역내 국가들이 평화와 안보에 관한 대화를 강화하고 안보 구조의 재편을 모색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에는 현안이 많고 서로 간 내재적 연관성도 큰 만큼 종합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 문제는 중동 문제의 핵심으로 어느 때에도 무시되거나 주변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역내 각국과 함께 국제 항로의 안전을 수호하고 역내 국가들의 이해관계 융합을 촉진하며 점진적으로 상호 신뢰를 높여 충돌이 발생하는 토양을 제거하기를 바란다”며 “역내 공동 안보를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된 발언에 미국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시 주석은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듯 “국제사회, 특히 역외 강대국은 이중잣대를 버리고 역내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고 안보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달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동 전쟁 장기화 속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 측은 중국 측과 함께 무역·투자, 인프라 건설, 금융, 과학기술, 신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긴밀히 하고 군사·안보 교류를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문제에서 중요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집트 측은 중국 측과 다자 플랫폼에서 조율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응하며 국제적 공평과 정의를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지하며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하도록 추진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대통령궁에서 예포 21발을 시작으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영접을 받았다.

회담 이후 양국 정상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인공지능(AI), 경제·무역, 산업망·공급망 협력 등 여러 분야의 협력 문서 서명식을 지켜봤다.

또한 ‘중화인민공화국과 이집트아랍공화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시 주석 방문에 맞춰 이집트 거리 표지판에는 ‘이집트와 중국의 대대로 이어진 우의는 나일강처럼 흐른다“라는 등의 환영 문구가 등장했다고 AFP는 전했다.

시 주석은 이집트에 도착한 뒤 발표한 서면 연설을 통해 이집트가 1956년 아랍과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국이 글로벌사우스의 중요 구성원으로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방문 기간 시 주석은 세계 최대 규모로 지난해 개관한 이집트 대박물관(GEM)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이집트 방문 직전 ‘반(反)서방 연대’로 부상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키르기스스탄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회담했다. SCO 정상회의에는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이란, 파키스탄 등 10개국 정상이 총출동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공동으로 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