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사무실 마련…3일 첫 출근 브리핑
장관 지명 직후부터 개각 둘러싼 여야공방 중심에
검찰개혁 입법 주도한 의원에서 법무부 수장으로
형사사법체계 대격변 부작용 최소화가 최대 과제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주장해 온 전력부터 대장동 사건 관련 변호 논란에, 과거 본인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됐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까지 야권이 벼르고 있는 쟁점이 적지 않다. 오는 10월 형사사법 체계 대격변에 뒤따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주무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인만큼, 정책 역량과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강도 높은 검증도 김 후보자를 기다리고 있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 5층에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꾸리고 3일 첫 출근과 함께 청문회 준비에 나선다. 해당 사무실은 앞서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사용했던 사무실과 같은 곳이다. 준비단장은 차범준 법무부 기조실장이, 총괄팀장은 서경원 정책기획단장, 공보팀장은 최태은 대변인이 맡는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이 대통령이 단행한 이번 개각에서 가장 주목받으며 여야 공방의 중심에 섰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모임을 이끈 핵심 당사자가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자는 올해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아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때문에 이달 중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소취소 문제에 대한 입장이 최대 쟁점으로 꼽힐 전망이다. 벌써부터 야권에선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법무부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유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직접 공소취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에 따라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청문회에서는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필요성에 대한 김 후보자의 현재 입장과 장관 취임 이후 관련 사안을 어떻게 다룰지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관련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현안과 관련해서는 법무부의 현황을 파악한 후 정리해 답하겠다”고만 밝혔다.
김 후보자가 대장동 개발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 사건의 변호인단에 과거 이름을 올렸던 사실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가 2015년 남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대장동 변호인’ 출신 김승원 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며 “소위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 논란에 대해 김 후보자는 입장문을 내고 “2015년 남욱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에 이름이 오른 것은 사실이나, 남씨에 대한 변호사 지정서에 형식상 법무법인 소속 모든 변호사가 기재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속 법무법인 선임 파트너 요청으로 사건 초기 한 차례 접견·법률상담을 한 것이 전부이고, 2015년 7월에 변호인에서 사임했다”며 “2021년부터 수사·재판이 진행된 대장동 개발 비리 본안 사건 변호인으로 활동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본인이 수사 대상이 됐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의혹을 해소하는 일도 김 후보자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지인인 양모 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한 제약업체가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관련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법무부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해당 의혹을 거론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코로나 신약 치료제를 허가해 달라고 지인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식약처장에게 청탁한 사실에 대해 검찰이 수사한 사실이 있다”며 “이런 사람이 장관으로 와도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자는 전날(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소속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에게 “500만원 약속의 직접증거도 없고, 실제 특혜도 없었으며, 관련 사건 법원마저 알선 대가성을 부정했는데 검찰은 김승원 의원에게만 기소유예 처분을 남겼다는 것이 헌법소원의 핵심 주장”이라며 “위원장님 식약처 관련 내용 요약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 “송구합니다”라는 메시지도 전송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소유예는 검찰이 해당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도 굳이 재판에 넘길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이다.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재판에만 넘기지 않는 것이어서, 당사자는 헌법소원을 통해 ‘혐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고 다툴 수 있다.
김 후보자에게는 각종 의혹을 해명하는 것과 별개로 검찰청 폐지 이후 형사사법 체계를 안정시키는 과제 또한 놓여 있다. 오는 10월 2일 법무부 산하인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조직·직제 정비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 등 실무 작업을 지휘해야 한다.
앞서 김 후보자는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와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을 맡아 검찰개혁 입법을 주도해 왔다. 청문회 문턱을 넘어선 이후에는, 법안을 설계한 국회의원에서 이를 집행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주무 부처 수장으로 역할이 바뀌는 셈이다. 김 후보자도 지명 이후 “70년 만의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대한민국에 잘 안착하게 하는 게 가장 시급한 소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맡았던 정성호 전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당내에서 이른바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면서도 온건파로 꼽히는 정 전 장관과 달리 김 후보자는 대표적인 강성 성향의 의원으로 분류돼 왔다. 야당 의원들과도 격의 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장관의 청문회 통과는 비교적 수월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는데, 김 후보자를 겨냥한 야권의 정치적 중립성 검증 공세는 청문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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