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은 고가주택 집중…임대차 영향 제한
서울전월세 매물 1년새 각각12.8%·11.9%↓
장특공제 거주요건 강화 실거주 압박 여전
정부가 한달 만에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금액을 낮추려던 세제개편안의 원안을 취소하고 현행(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임대차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전월세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종부세 과세 사정권’ 변화에 영향을 받는 이들은 주로 고가주택 보유자이기 때문에 전월세난이 심각한 중저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금액을 원안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복귀시켰다. ‘비거주1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보지 않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지만 실거주를 우대하는 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다. 실제 원안에서 1인당 9억원(현행)에서 4억원으로 낮추려던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금액은 수정안에서 6억원으로 결정했다. 실거주하는 공동명의 1주택자 부부(각 9억원)와는 명백하게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양도소득세 절세를 위해서는 비거주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이 필요하다. 양도가액이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하면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40%씩, 최대 80%의 공제율을 적용받는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개편 후 ‘거주’공제로 전환되며 공제한도(2029년 이후 10억원)가 생길 예정이다. 이 때문에 서울 평균아파트 가격이 16억원을 넘어섰고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수의 주택 소유자들이 실거주 전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월세 공급 감소 우려는 덜었지만, 확대도 이뤄지기 힘들게 됐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비거주자면 장특공제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징벌적 과세 구조는 개편안에서 변한 게 없다는 게 치명적인 지점”이라면서 “은퇴 고령자 등 매도에 나설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유한 집으로 특정 시점에 회귀해야 한다는 생각이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집주인들의 실거주 전환 수요가 완전히 차단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주택자들의 수요가 높고 전월세난이 두드러지는 중저가아파트는 애초부터 종부세 공제 조정의 영향이 크지 않다. 현재 종부세의 과표 12억원(1세대1주택자)에 해당하는 주택은 시가 44억원 수준을 넘어야 한다. 세제개편안이 수정됐지만 전월세난을 해결할 만큼의 중저가의 임대차 물량 확대로 이어지긴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고가아파트 비거주1주택자는 매물 출회 압박을 덜 받을 수 있으나 전세 공급 감소 요인이 일부 완화됐을 뿐 시장에 풀린 임대차 공급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대출규제·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와 세제 개편, 매도를 위한 공실화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며 임대차 매물은 감소하는 추세다. 아실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아파트의 전월세 물량은 각각 1만9902건, 1만6921건으로 1년 전(2만2823건, 1만9197건) 대비 12.8%, 11.9% 줄었다.
전세 매물의 감소 폭이 상위 5개 자치구는 중랑구(-74.4%), 동대문구(-69.5%), 금천구(-65.4%), 구로구(-64.1%), 노원구(-58.4%) 순으로 중저가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지역에서의 임대차 매물 감소가 특히 두드러진다. 여기에 매매, 전월세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상승’이 벌어지면서 서울아파트 평균전세금액은 지난 3월, 6억원을 돌파했고 월세 가격 또한 올해 7월 160만원을 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시장에 매매 매물이 증가하면 전월세 유통물량은 지금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면서 “‘전세의 월세화’ 역시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전세 가격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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