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재원은 절차적 검증 거치겠다는 것”

10월 세부계획·연내 입법 가능할 지 주목

국방부[연합]
국방부[연합]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묶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사업이 내년도 예산안에는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2일 “선행연구를 통한 소요예산 구체화 등 절차를 고려해 올해는 국군사관학교 관련 예산이 없다”며 “사업타당성 조사 등 관련 절차 검토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공식화하며 속도를 냈던 것과 달리 재정 투입은 최소 내후년으로 밀리는 셈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공청회를 열어 국군사관학교 창설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부계획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본계획 발표 직후부터 3군 사관학교 동창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져 왔다. 일부에서는 통합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운대 신설 방식과 추진 속도, 기존 사관학교 정체성 문제 등을 놓고 우려를 제기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방부가 이번에 명시한 ‘사업타당성조사’도 절차적 신뢰를 뒷받침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국책사업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는 국가 중장기계획 반영과 부처 간 사전 협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방위사업법에 근거한 사업타당성조사는 이런 사전 협의 절차 없이도 조사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절차가 간소화된 만큼 검증의 밀도도 떨어질 수 있어, 조사가 장기화하거나 결과의 불확실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는 게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분석이다.

국방부는 오는 10월 세부계획을 확정 발표하고, 연내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예산 편성부터 1년 뒤로 밀린 점을 감안하면, 10월 세부계획과 연내 입법 시한 역시 지켜질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창설 방침은 이미 정해졌지만 부지·시설 조성과 교육체계 개편에 드는 재원 마련은 절차적 검증을 먼저 거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은 “국방부가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던 게 근본 문제”라며 “새 장관이 오면 소통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 자체는 전향적으로 검토할 만한 이슈”라며 “지금 사관학교가 처한 위기와 그 대안을 놓고 정상적인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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