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고 1280건…전년 대비 5.7% 하락
금품 수수 신고 833건→961건…전체 신고 75%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이 시행 10년을 맞았다. 위반신고 건수는 역대 가장 적었지만, 금품 수수 신고는 오히려 전년보다 늘었다. 부정청탁 신고는 줄었지만 금품 수수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2016년 9월 28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10년 동안 공공기관의 청탁금지법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헌법기관, 중앙행정기관, 지방정부, 공직유관단체, 각급 학교·학교법인 등 법 적용을 받는 약 2만4000개 기관이 점검 대상이었다.
지난해 공공기관에 접수된 청탁금지법 위반신고는 1280건으로 법 시행 이후 가장 적었다. 전년(1357건)보다 5.7% 줄었다. 제재를 받은 인원도 340명으로 전년(446명)보다 23.8% 감소했다.
신고 내용을 유형별로 보면 흐름이 엇갈렸다. 부정청탁 신고는 430건에서 286건으로 33.5% 줄었다. 외부강의 초과사례금 신고도 94건에서 33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금품 수수 신고는 833건에서 961건으로 15.4% 늘었다. 전체 신고에서 금품 수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1.4%에서 75.1%로 높아졌다.
제재 결과에서도 금품 수수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제재 인원 340명 중 324명(95.3%)이 금품 수수로 처분을 받았다. 부정청탁은 14명, 외부강의 관련은 2명이었다.
제재 유형별로는 형사처벌이 늘었다. 과태료 처분은 284명에서 199명으로, 징계부가금은 129명에서 89명으로 줄었지만, 형사처벌은 33명에서 52명으로 57.6% 늘었다. 전체 제재 인원 중 형사처벌 비중도 7.4%에서 15.3%로 두 배 넘게 높아졌다.
10년 누적 수치로 보면 공공기관에 접수된 신고는 모두 1만7455건이다. 부정청탁이 9346건(53.5%)으로 가장 많았고, 금품 수수 7558건(43.3%), 외부강의 초과사례금 551건(3.2%) 순이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438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2021년까지 계속 줄었다. 2022년부터는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누적 제재 인원은 2983명이다. 이 중 2828명(94.8%)이 금품 수수로 제재를 받았다. 부정청탁은 140명(4.7%), 외부강의 초과사례금은 15명(0.5%)이었다. 신고는 부정청탁이 더 많았지만, 실제 제재로 이어진 것은 대부분 금품 수수였다. 연간 제재 인원은 2018년(334명) 이후 300~400명대를 오르내렸다.
제도는 대부분 기관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내 교육·상담과 신고 처리를 맡는 청탁방지담당관을 지정한 기관은 전체의 99.6%였다. 지정하지 않은 곳은 해산 절차를 밟고 있는 공직유관단체 등 일부에 그쳤다. 연 1회 이상 교육을 한 기관은 97.8%였다.
다만 사건 처리 과정에서 빈틈도 드러났다. 지난해 접수된 신고사건 가운데 과태료 통지를 빠뜨리는 등 후속 조치가 미흡한 사례 7건이 확인됐다. 권익위는 해당 기관에 시정조치를 요청했고, 모든 사례가 바로잡힐 때까지 사후관리를 하기로 했다.
법에 대한 국민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권익위가 지난 6월 ‘국민생각함’을 통해 28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7.1%가 청탁금지법 시행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분야별로 직무수행이 공정해지고 있다는 응답은 행정(75.4%), 교육(72.9%), 언론(56.8%) 순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는 ‘위반행위 적발 및 처벌 강화’(61.4%)가 가장 많이 꼽혔다.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위반행위는 더 엄하게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는 뜻이다.
권익위는 금품 수수 관행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매년 열리는 청탁방지담당관 대상 권역별 설명회에서 금품 수수 위반·처벌 사례를 집중적으로 알려 공직자 경각심을 높이기로 했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10년간 신고건수, 제재인원이 감소세에 있고, 공공기관별 제도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청탁금지법의 본래 취지가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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