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코스맥스 올해 공채부터 AI 활용 역량 우대…한국콜마도 8월 채용에 요건 추가

경동나비엔, 신입 R&D에도 AI 플랫폼 우대…AI 관련 신입공고 전년比 80%↑

한은 “청년 일자리 감소 94%, AI 고노출 업종서 발생”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신입사원 채용의 ‘기본 스펙’에 인공지능(AI) 활용능력을 보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에는 코딩이나 전산업 개발자를 뽑는 직역에서 이런 능력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영업·구매·인사·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우대 요건’으로 AI활용 능력을 보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직업공통능력’에 AI 활용력을 추가했고, 취업 사이이트에서도 AI 관련 키워드가 80% 넘게 늘었다는 통계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부터 우대사항에 ‘AI 활용 역량’을 새로 넣었다. 채용 직무도 AI 개발에 국한되지 않았다. 연구혁신(R&I)을 비롯해 마케팅, 해외영업, 전략마케팅, 디자인, 구매, 경영관리 등이 대상이었다. 자기소개서에도 AI 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보완하거나 업무 효율을 높인 경험이 있는 경우 이를 기술하도록 했다. 코스맥스 측은 “이번 공개채용부터 ‘AI 활용 역량’을 우대사항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콜마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확인된다. 한국콜마는 지난달 진행한 세종사업장 협력처관리 신입사원 수시채용의 우대요건에 컴퓨터 활용능력, SAP 등 ERP 활용 경험, 데이터 분석능력과 함께 ‘AI 활용 능력 보유자’를 명시했다. 한국콜마는 올해 4월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에서 같은 협력처관리 직무에 내건 우대사항에 ‘AI 활용능력’이 없었으나, 8월부터는 이 항목을 포함시켰다.

경동나비엔은 AI 활용능력을 일반 신입 직원 선별으로 명시한 사례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6월 경동나비엔의 생산 공장인 ‘에코허브(평택)’ 인사운영 담당자를 모집하면서 ‘생성형AI 운영’ 역량을 엑셀·파워포인트 등 MOS 활용 등에 함께 명시했다. 특히 채용 우대사항에도 ‘인사 테크(HR Tech) 및 생성형AI 활용 우수자’, ‘채용·인사 업무 자동화 경험 보유자’를 명시했다.

경동그룹 역시 지난달 채용연계형 인턴 공고에서 ‘단열 R&D 신입 우대사항’에 ‘MS-OFFICE 활용 능력 우수’와 함께 ‘AI 플랫폼 활용 능력 우수자’를 명시했다. AI 직무가 아닌 건축용 폴리우레탄 보드·패널과 신기술 단열재를 개발하는 연구직에서도 AI 활용 여부를 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농기계업체 TYM도 현재 진행 중인 익산 신입·경력사원 채용에서 R&D 자율주행과 AI 관련 직무에서 근무할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농기계·생활환경가전·화장품 등 전통 제조업에서도 AI 관련 신규 인력 수요가 별도 직무로 자리 잡기 시작한 모습이다.

교육업체 아이스크림에듀도 올해 ‘AI전략사업본부 하반기 통합 채용’을 진행했다. 모집 분야는 인공지능 개발 및 데이터 설계, AI 서비스 개발, AI 서비스 기획, AI 엔지니어 등으로 신입과 경력을 함께 받았다. 개발뿐 아니라 AI 서비스 기획까지 채용 영역을 넓혔다. 현재도 AI·데이터 조직 리더를 별도로 채용하고 있다.

공공기관 역시 AI 전환이 새로운 채용 수요를 만들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현재 하반기 신입·경력직 22명을 모집 중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공정채용 공고에는 경력직 모집분야로 ‘산단 AX 신사업 기획·운영’이 명시돼 있다. 산단공의 올해 정규직 청년 채용은 상반기 21명, 하반기 22명 등 총 43명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기업의 AI 관련 인력 수요 확대는 채용시장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잡코리아가 올해 1~5월 자사 플랫폼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제목에 ‘AI’ 키워드가 포함된 공고는 약 1만5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채용공고 증가율은 10%였다. 신입직 가운데 AI 키워드가 들어간 공고도 전년 동기보다 약 80% 증가했다.

민간 업체들이 이처럼 신입 채용의 주요 요건으로 AI 활용 능력을 보기 시작한 것은 정부의 대처도 이유로 꼽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기존 ‘직업기초능력’을 ‘직업공통능력’으로 개편하면서 ‘디지털능력’의 하위 항목에 ‘인공지능(AI) 활용능력’을 새로 포함했다.

채용시장에선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를 뽑겠다는 신호가 강하지만 정작 전체 채용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청년고용 위축, AI탓인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8만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8000개(94%)는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이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