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미국 오리건주의 한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가 갑자기 멈춰 수십 명의 탑승객이 공중에 거꾸로 매달렸던 사고와 관련해, 피해를 호소한 10대 소녀 2명이 총 55만달러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20일 현지 매체 피플, 뉴욕포스트, 오리건 라이브 등에 따르면 오리건주 멀트노마카운티 순회법원 배심원단은 오크스 파크 놀이공원과 놀이기구 제조사 잠펠라 측에 사고 피해자인 시트랄리 고메즈-살라이스와 에비 야노타에게 각각 27만5000달러씩, 총 55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한화로는 약 7억6000만원 규모다.
두 사람이 당초 요구한 배상액은 총 200만달러, 약 27억6000만원이었다. 배심원단은 10대 2 의견으로 두 사람의 손을 들어줬지만, 인정된 배상액은 청구액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사고는 2024년 6월 14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오크스 파크 놀이공원에서 발생했다. 당시 고메즈-살라이스와 야노타를 포함한 탑승객 약 30명은 대형 회전 진자 형태의 놀이기구 ‘아트모스피어(AtmosFEAR)’에 탑승했다.
이 놀이기구는 원형 구조물이 양옆으로 회전하며 점차 반경을 넓힌 뒤, 막바지에 360도 회전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운행 중 기계 이상으로 기구가 수직에 가까운 위치에서 갑자기 멈춰 섰고, 탑승객들은 머리가 아래로 향한 채 약 25분 동안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당시 일부 탑승객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거나 울었고, 구토와 어지럼증, 실신 등 신체 이상을 호소한 이들도 있었다. 구조에는 포틀랜드 소방·구조대가 투입됐으며, 구조대와 놀이공원 관계자들은 기구를 수동으로 내려 탑승객들을 지상으로 옮겼다.
사고 이후 탑승객 9명이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7명은 비공개 금액으로 합의했고, 사고 당시 각각 13세와 14세였던 고메즈-살라이스와 야노타만 재판을 이어갔다.
두 소녀 측은 사고 이후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이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야노타 측 소장에는 사고 뒤 멍과 통증, 어지럼증을 겪었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불안 증세가 이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메즈-살라이스 역시 흉통과 공황, 불면증 등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놀이공원의 기구 관리와 비상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반면 놀이공원 측은 사고 자체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당시 모든 탑승객이 구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크스 놀이공원 측은 판결 이후 “놀이기구가 멈춰서는 안 됐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모든 탑승객이 안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이번 사건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이 최우선이며 앞으로도 놀이기구 제조사와 주 정부 검사 기관과 협력해 탑승객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사고 원인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고 이후 해당 놀이기구에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구를 출발 위치로 되돌릴 수 있는 안전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결은 놀이기구 사고가 단순한 일회성 공포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의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고공에서 장시간 거꾸로 매달리는 사고는 탑승객에게 극심한 공포와 통제 불능감을 남길 수 있는 만큼, 놀이공원과 제조사의 정기 점검과 비상 대응 체계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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