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의심 들긴 한다”면서도 무죄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 혐의 인정 부족”

신현옥 전 KT 부사장도 무죄…강요 혐의만 유죄

구현모 전 KT 대표 [KT 제공]
구현모 전 KT 대표 [KT 제공]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하청업체의 경영에 간섭한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전 KT대표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오세용)는 25일 하도급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은 구 전 대표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위를 이용해 계열사 전직 임원을 하청업체 대표이사로 선임되도록 함으로써 경영에 간섭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재판부는 “법원의 증거조사 등을 통해 인정할 수 있는 여러 사실관계를 종합했을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구 전 대표 등이 임직원들과 공모해 자신의 지위나 영향력을 이용해 하청업체의 경영에 간섭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구 전 대표는 2020년 KT텔레캅의 하청업체 KS메이트에 KT 계열회사 전 임원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도록 지시하는 등 경영에 간섭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구 전 대표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간 구 전 대표 측은 “계열사 전직 임원이 하청업체 대표이사로 추천됐다는 이야기를 동향보고로 들은 사실은 있다”면서도 “실제 취임되도록 지시하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도 구 전 대표 측은 “단순한 추천을 공모로 단정할 수 없다”며 “하도급법상 경영간섭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구 전 대표도 최후진술에서 “용산 대통령실의 사퇴 압박에서 비롯된 부당한 표적 수사였다”며 이번 사건이 검찰의 표적·기획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현옥 전 KT 부사장 역시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협력사 물량 배분과 관련해 인사 명목으로 임직원들을 협박했다는 강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신 전 부사장은 “경영전략 방침에 따라 결정된 부분을 독려한 취지였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긴 하다”면서도 “KT계열사 인사 업무를 담한 신 전 부사장이 ‘이렇게 하면 잘린다’, ‘너 다친다’라고 말한 것은 발언 취지나 의도와 별개로 피해자의 의사결정을 방해할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