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8일 만에 또 도발

美태평양사령부 “美영토·동맹에 즉각적 위협은 아냐”

UFS 축소 지시·대화 손짓에도 발사…한미훈련 불만 표출 해석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마친 후 회담장을 나오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마친 후 회담장을 나오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연내에 만날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밝힌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 미군은 이번 발사가 미국 본토나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은 되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과 동맹 방어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 미사일 발사에 관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최근 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평가에 따르면 이러한 사건들은 미국 인력이나 영토 또는 우리 동맹국들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미국 본토와 이 지역의 우리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후 5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600㎜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KN-25에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남 타격을 목적으로 개발된 무기로 평가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2일 이후 불과 8일 만이다.

특히 이번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잇달아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보낸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미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을 향해 훈련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김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해석됐다.

이어 19일에는 김 위원장을 “연내에 만날 것”이라고 밝히며 북미 정상 간 대화 재개 의지를 한층 구체화했다.

그러나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루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손짓에도 한미 연합훈련이 계속되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훈련의 완전 중단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발사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 방문을 마치고 떠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미국은 일단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한 위협 수준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동맹 방어 원칙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면서 향후 미국의 대북 유화 기조가 유지될지도 주목된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