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으로 불어난 美 부채
30조달러 넘어선지 4년 7개월만
10년새 2배↑…법정 부채한도 근접
美재무부 “바이백 최소 2배 확대”
19년만 최고 장기채 금리급등 진화
조치 이후 30년물 금리 10bp 급락
미국 정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미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부담 속에서 19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장기국채 금리에 시장개입을 본격화 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재정 확대와 국채 공급 증가라는 구조적 부담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기사 3면
19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전날 기준 40조470억달러(한화 5경5645조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민간 등이 보유한 부채는 32조2660억달러, 정부 기관 간 부채는 7조7820억달러로 집계됐다.
미 국가부채가 30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이다. 이후 4년여 만에 10조달러가 추가로 불어난 것이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를 시작했을 당시 국가부채가 19조9500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도 채 되지 않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셈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차례 임기 동안 현재까지 늘어난 부채는 총 11조6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8조4000억달러가 증가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과 감세, 사회보장·의료비 증가 등이 국가부채 급증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문제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부채에 최근 장기 국채금리 급등까지 겹치면서 이자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종료를 두 달가량 앞둔 현재 미 정부의 누적 이자 비용은 1조170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이자 비용은 현재 미 연방정부 예산에서 세 번째로 큰 지출 항목이다.
국채금리 상승이 정부의 이자 비용을 늘리고, 이에 따른 추가 차입이 다시 부채를 키워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달러(약 2조7754억원)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대상은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으로, 다음달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시행한다. 국채 바이백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존 국채를 재무부가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특정 만기 구간의 유동성을 높이고 시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미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8일 5.3%대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 이후 30년물 금리는 한때 9bp(1bp=0.01%포인트) 떨어진 5.2% 안팎으로 내려왔다. 시장은 이번 조치를 장기금리 급등에 대응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장기채 금리 급등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대형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번 바이백 확대가 장기채 시장의 단기적인 압력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세를 되돌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글로벌 채권 매도세를 두고 월가에서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드물다고 전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