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최대 2만 공급 잠재력
토양 오염·정화비용 부담 쟁점 전망
용산국제업무지구·캠프킴 등도 핵심지
서울역 서부권 포함 땐 최대 4.5만가구
[헤럴드경제=윤성현·서정은 기자] 정부가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공급 가능부지를 검토하면서 서울 공급 중심이 용산 일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캠프킴, 미군 수송부까지 개발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용산구 안에서만 최소 3만5000가구 이상 공급여력이 생긴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시민들은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대 움직임도 커질 조짐이다. 특히 용산공원은 법 개정 뿐 아니라 토양오염과 정화비용 문제까지 얽혀 있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용산공원, 최대 2만 가구 공급 거론…오세훈-김윤덕, 20일 회동
19일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용산 일대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과 연계해 거론되는 핵심 부지는 ▷용산공원 ▷용산국제업무지구 ▷캠프킴 ▷미군 수송부 부지 등 4곳이다.
최근 가장 이슈로 떠오른 곳은 약 300만㎡에 달하는 용산공원이다. 당초 정부는 약 30만㎡ 규모인 용산어린이정원을 공급 후보지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공급 가능 부지를 살펴보겠다고 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공원 일부를 고밀 개발할 경우 최대 2만가구 안팎의 주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용산공원은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국가공원으로 지정돼 주택을 공급하려면 법 개정이 선행돼야한다. 정부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할 경우, 용산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부는 “해당 개정안은 용산공원 본체 부지 주택건설과는 관련이 없다”며 “반환 부지에 부분적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산재부지에 대해 녹지비율을 조정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서울시당-서울특별시’ 부동산 토론회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용산공원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며 반대의사를 재차 표명했다.
오 시장은 “당장의 성과를 위해 국가가 지켜온 법의 원칙을 뒤집고, 미래세대가 누릴 자산을 훼손하는 것은 국정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20일 김윤덕 장관과의 회동에서도 용산공원 공급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환경단체도 “오염 토지에 청년 살라는 것인가”…‘혈세 쓰나’ 정화비용 부담도 쟁점
서울시 반대 외에도 실제 공급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가능성이 거론되자 지역 주민들은 용산어린이정원 일대에 수백 개의 근조 화환을 설치하며 반대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전자청원에 올라온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게시 나흘 만에 동의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환경·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2년도에도 용산공원을 임시개방했을 당시에도 관련 단체들은 “정부가 용산공원의 오염실태를 숨기고 무리하게 공원을 개방했다”며 “국토교통부, 환경부, 국방부 등 부처를 상대로 국민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유독성 복합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등을 비롯해 비소, 구리,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 넘게 나왔던만큼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공급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녹색연합은 지난 13일 ‘그린벨트 훼손하고, 기후위기 대응 역행하는 주택 공급 방안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낸 데 이어 추가 성명을 준비 중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오염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은 곳에 청년, 신혼부부들이 들어가 살라는 것인가”라며 “용산공원 오염이나 위험성 등을 감추고 주택공급으로 활용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향후 오염정화에 따른 미군과의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경조사에서 심각한 오염이 확인됐다면, 오염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미군 측이 정화비용을 부담해야하지만, 그동안 주한미군 부지 반환과정에서 미군이 오염정화비용을 직접 부담한 사례가 없었다”며 “막대한 비용이 정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역 서부권 포함하면 4.5만까지…용산구 ‘공급 폭탄’ 예고
이번 정부가 구상중인 공급계획을 종합해보면 용산 일대는 그야말로 ‘공급 포화’를 맞게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공급 규모가 가장 구체화된 곳은 용산국제업무지구다. 정부는 지난 1월 29일 도심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하면서 당초 약 6000가구로 계획됐던 국제업무지구 주택을 1만가구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서울시는 업무·상업 기능과 교통 부담 등을 이유로 8000가구 수준을 절충안으로 제시한 바 있어 최종 공급 규모를 두고 정부와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역 북서쪽에 위치한 캠프킴도 정부 공급계획에 포함돼 있다. 정부는 약 4만8000㎡ 규모의 캠프킴에 기존 1400가구보다 1100가구 많은 25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아직 공급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미군 수송부 부지도 변수다. 약 7만9000㎡ 규모인 이 부지는 캠프킴의 1.6배 가량으로, 서울시는 2024년 동부이촌동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면서 해당 부지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상향했다. 최고 높이 70m 수준의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개발업계에서는 향후 주거 기능을 포함할 경우 3000가구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여기에 서울역 서부권까지 넓히면 추가 알파(α) 공급 물량도 상당하다. 서계통합구역(2714가구)을 비롯해 청파1·2구역(2548가구), 청파동1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741가구), 원효로1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2743가구) 등 주요 사업을 합치면 8746가구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인 청파3구역의 초기 추정 물량 약 1500가구를 더하면 서계·청파·원효로 일대에서만 약 1만246가구의 공급 여력이 생긴다. 용산 4개 축 약 3만5500가구와 합산하면 최대 약 4만5000가구 규모에 이른다.
다만 이들 사업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교통과 학교,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물량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것도 대규모 주거 인구가 추가될 경우 발생할 교통·기반시설 문제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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