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 금감원에 진정서 제출

금감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할까

가비아 CI[가비아 홈페이지]
가비아 CI[가비아 홈페이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중복상장 구조 해소를 위해 ‘모회사 상장폐지’라는 묘수를 들고 나왔던 코스닥 상장사 가비아가 분쟁에 휩싸였다. 행동주의 펀드가 공개매수 과정에서 정보 공개 수준 및 절차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금융감독원의 조치가 주목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은 가비아 공개매수 신고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얼라인파트너스가 가비아-맥쿼리자산운용의 공개매수 시도에 반발하며 진정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가비아의 공개매수 신고서에 일반주주 투자 판단에 필요한 중요 정보가 누락됐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가비아와 맥쿼리가 추진하는 합작회사(JV) 코어허브 설립과 6000억원 규모 안산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KINX 과천 데이터센터 미래 실적, 공개매수 후 구체적인 상장폐지 계획, 자회사 KINX 상장폐지 여부, 대주주 재투자 조건 등을 요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가비아 지분 14.3%를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및 IT 인프라 전문기업 가비아는 KINX, 에스피소프트, 엑스게이트 등 코스닥 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가비아는 맥쿼리자산운용과 손잡고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9월17일까지 주당 4만8000원에 가비아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맥쿼리 측이 김홍국 가비아 공동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24.4%를 인수하고 동일한 가격으로 일반주주 지분을 매입하는 구조다.

가비아 지배구조도[헤럴드DB]
가비아 지배구조도[헤럴드DB]

모회사를 상장폐지시켜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는 첫번째 시도로 주목 받았다. 이같은 거래 방식은 지난달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 전부터 중복상장 구조 해소 방안으로 검토되던 사안이다.

문제는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강화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지배주주와 소액주주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회사를 중복상장하는 사례 뿐 아니라 모회사를 상장폐지해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는 방법을 두고도 대주주와 소액주주가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발표한 직후 가비아 이사회에 ▷더 유리한 조건 제시할 잠재적 인수후보 탐색 ▷공개매수 가격 공정성 검증 ▷독립적 특별위원회 설치 ▷매수인에 대한 정보 제공 과정과 이해상충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김 대표 등이 보유지분을 맥쿼리에 매각하고 받은 대금을 가비아에 재투자해 향후 맥쿼리와 공동 경영을 실시하는 ‘롤오버’ 방식이기 때문이다. 형식상으로는 사모펀드가 공개매수 주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배주주가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하는 거래로 ‘송곳 검증’을 걸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근거는 법무부는 지난 2월 발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이다. 법무부는 지배주주가 비상장화를 시행하는 경우 일반주주와 정보의 불균형 및 이해상충으로 인한 거래조건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폐쇄기업화 거래를 위한 공개매수에서도 이사가 일반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구체적으로 이사회가 ▷공개매수 내용 검토 및 의견표명 ▷공개매수 가격 검증 등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금감원 진정서 제출 이후 얼라인파트너스와 맥쿼리자산운용은 공방을 이어갔다. 맥쿼리 측은 “법상 기재가 요구되는 중요정보 중 공개되지 않은 것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코어허브 설립과 사업계획, KINX 과천 데이터센터 등은 이미 알려진 정보로 공개매수 신고서에 기재할 의무가 없으며 대주주에 대한 별도의 경제적 혜택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얼라인파트너스는 6일 재차 입장문을 내고 맥쿼리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지배주주와 협상 과정에서 어떤 비공개 정보를 제공 받았고, 이 가운데 기업가치와 공개매수가격 산정에 영향을 준 정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개매수에 응한 일반주주는 주당 4만8000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없는 반면, 기존 지배주주는 재투자를 통해 향후 기업가치 상승분을 계속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받는 경제적 대가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가비아는 독립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외부 회계·법률 자문을 통해 공개매수 절차와 가격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감원 판단이 향후 자진 상장폐지와 중복상장 해소 거래의 공시 기준을 가늠할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롤오버’ 구조에서 공개매수가격 외에 어느 수준까지 거래 조건과 미래 사업 정보를 일반주주에게 제공할 지가 핵심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요구한다면 향후 유사한 공개매수 거래에서 정보 공개 범위를 보다 넓게 보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