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구 명예교수
이정구 명예교수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국내 어질병(어지럼증) 치료의 개척자이자 ‘안서동 슈바이처’로 불리는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85)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특별한 마음을 전했다. 후학 양성과 남수단 의료지원에 써달라며 단국대에 발전기금 1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 2024년, 단국대 재직 시절 20여 년 동안 모은 연금 1억 원을 기탁한 데 이은 두 번째 나눔이다. 누적 기부액은 총 2억 원이다. 발전기금은 후학 양성과 함께 남수단 의료에 평생을 헌신한 故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기리는 의료지원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기부자의 뜻에 따라 단국대는 개교 80주년을 맞는 2027년 남수단 의료봉사에 나선다. 단국대 의과대학과 단국대병원 의료진으로 봉사단을 구성해 의료 환경이 열악한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펼칠 계획이다.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 톤즈에서 실천했던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이어 의료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눔을 전한다는 취지다.

이 명예교수는 “의료인은 평생 사람을 돌보는 직업이다. 내가 가진 경험과 기술,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기꺼이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후배들도 자신의 의술을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누고,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국내 어질병 치료의 개척자이자 의학 레이저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1965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에서 20여 년간 전문의 과정과 임상·연구 교수로 활동했다.

1992년 단국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로 부임한 후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어질병의 진단과 검사·치료 체계를 정립했다.

1994년 대한평형의학회를 창립하고 전정기능검사 워크숍(VFT)을 개설해 전문 인력 양성과 학문적 기반을 마련했다. 2009년에는 단국대에 의학레이저·의료기기연구센터를 설립해 의학 레이저 장비 국산화의 초석을 놓았다.

퇴임 후에도 후학 양성에 힘써 2025년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이정구 학술상’을 제정하고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와 학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단국대병원 수간호사 출신인 아내 김원숙 씨와 함께 남태평양 바누아투와 솔로몬제도, 멕시코 등 의료 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찾아 의료봉사를 펼치며 평생 의료인으로서의 소명을 이어가기도 했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