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투기억제 핀셋 규제
세입자·금융사 인정 사유, 예외 허용
내년 1월 1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에 아파트를 사놓고 한 번도 살지 않은 투기 목적의 1주택자는 전세대출을 새로 받거나 기존 대출의 만기를 연장할 수 없게 된다. 현행 다주택자 및 규제지역 대상에서 투기 억제 정책 대상을 한층 강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투기성 ‘비거주 1주택자’ 핀셋 규제=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간 과도한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수차례 지목하면서 나온 후속 조치들이다. 실거주 목적 없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뒤 세입자의 임차보증금을 주택 매입자금으로 활용한 경우를 대표적인 투기 수요로 본 것이다.
이번 대책으로 내년 1월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도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현재는 다주택자와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보유자 등에 대해 전세대출 신규 취급과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했는데, 비거주 1주택자까지 넓히겠다는 것이다. 은행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 등의 보증을 바탕으로 취급되는 만큼 보증이 중단되면 대출 한도는 사실상 0원이 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 비거주 1주택자도 만기가 돌아오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거주 예정·불가피 사유는 예외=다만 정부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보유 주택에 살지 못하는 실수요자는 예외로 인정한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해 당장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전세대출 만기 연장만 허용한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수처럼 임대차계약 종료 후 법적으로 실거주해야 하는 경우에는 신규 전세대출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입주 시점에는 전세대출을 종료해야 한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전세대출을 갚기 어려운 경우에도 만기 연장이 허용된다. 6개월 내 단기 만기 연장을 허용하는 사례에는 임대차계약이 끝나 퇴거할 예정이지만 이사나 입주 일정이 맞지 않아 일시적으로 전세대출 연장이 필요한 경우가 해당된다.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도 10%포인트↓=금융당국은 고강도 대출 관리 기조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 1주택자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현행 80%에서 70%로, 그 외 지역은 90%에서 80%로 각각 10%포인트 낮아진다. 앞서 금융 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 지역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에서 80%로 낮춘 바 있다. 무주택자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지역 90%의 보증비율이 유지된다.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HF·HUG·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이 금융회사에 대신 갚아주는 비율을 기존 80%에서 7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가 직접 떠안아야 할 위험이 커지는 만큼 전세대출 심사는 한층 깐깐해지고,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높은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갭투자에 활용돼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보증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있다.
▶성과급 효과 대출 뻥튀기 차단=대출 소득 심사 과정도 한층 촘촘해진다. 내년 1월부터는 근로소득도 소득 변동 폭을 따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산정한다. 성과급 등으로 특정 연도 소득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차주의 대출 한도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근로소득은 소득이 크게 늘거나 줄어도 최근 1개년 소득을 기준으로 DSR을 산정한다. 반면 근로소득 외 소득은 원칙적으로 최근 1개년 소득을 적용하되 최근 2개년간 소득 변동률이 20%를 넘으면 최근 2개년 평균소득을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근로소득을 포함한 모든 소득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원칙적으로 최근 1개년 소득을 사용하되 소득 상승률이 20%를 넘으면 최근 2개년, 30%를 넘으면 최근 3개년 평균소득을 적용한다. 반대로 소득이 감소한 경우에는 대출 한도가 지나치게 줄어들지 않도록 최근 1개년 소득을 연소득으로 환산해 심사하기로 했다.
▶주담대 늘린 은행 자본부담 높여=내년부터는 고가주택이나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높은 주담대를 취급하는 은행의 자본 부담도 커진다. 은행은 대출을 실행하면 미상환될 가능성을 고려해 대출금의 일정 비율을 비상금(자기자본)으로 쌓아둬야 하는데, 이 비율을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선 같은 규모의 대출을 내주더라도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해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
현재 금융당국은 만기 일시상환·거치식 주담대와 만기 또는 거치기간 연장 시 원금상환 비율이 10% 미만인 주담대 등 2개 유형을 고위험 주담대로 분류해 평균보다 높은 위험가중치(RW)를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고가주택과 고LTV 주담대 ▷고액·고DSR 주담대를 추가해 고위험 주담대를 4개 유형으로 확대한다. 이들 대출에는 평균 위험가중치의 2~4배 수준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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