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포항 폐배터리 재활용 산단 입주 허용…1000억원 투자 지원
오창 바이오 녹지 산업용지로 전환…AI데이터센터 주차장·승강기 규제 완화
국가산단 입주업종 규제 풀고 도시혁신구역 지정…비수도권 기회발전특구 확대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규제와 인허가에 막혀 있던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에 속도를 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공장 증설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실증시설을 운영하는 법인에는 증여세 비과세 특례를 적용한다. 구미·포항 국가산업단지에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의 입주를 허용하는 등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미뤄둔 투자를 조기에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지원방안(1차)’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경제 6단체와 업종별 단체, 주요 기업, 지방정부 등의 건의를 바탕으로 당장 투자 수요가 있지만 규제나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현장대기 프로젝트’를 찾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프로젝트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2조5000억원을 비롯해 구미·포항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1000억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실증설비 8000억원, 오창 바이오 제조시설 5300억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3500억원 등 총 4조2800억원 규모다.
가장 규모가 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공장 증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한다. 현행 건축법상 공장을 증설할 때마다 기존 건축허가를 변경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산업단지에서 증설 건축물에 대해 기존 허가와 별도로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 정부는 올 하반기 건축법 개정을 추진해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조기에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와 정부가 투자해서 만든 ‘트리니티팹’의 증여세를 비과세하는 특례도 신설된다. 트리니티팹은 반도체 소부장의 신기술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설치된 비영리법인이다. 공익법인이 아니어서 증여세 비과세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데, 특례조항을 신설해서 2031년까지 출연받은 재산에 대해 증여세를 비과세하기로 했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구미·포항 국가산단 입주 대상 업종에 리사이클링 업종을 추가한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리사이클링은 현재 폐기물 관련 업종으로 분류돼 국가산단 입주가 제한돼 있다. 정부는 관련 산업단지계획과 관리기본계획을 개정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지원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오창과학산단 제조시설 증설을 지원한다. 기존 공장과 연결된 시설을 추가로 지을 수 있도록 청주시 소유 녹지를 산업용지로 전환해 약 5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도한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는 분양률이 낮은 음료제조업 부지를 식·음료제조업 부지로 전환해 약 3500억원의 투자를 촉진한다.
이 외에 첨단·신산업 분야 규제를 완화한다. 협동로봇 등 신유형 로봇은 국제 기준에 맞는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산업용 로봇의 정의도 이동형 로봇까지 포괄하도록 정비한다.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바이오·로봇·방산 등 6개 첨단전략산업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화재안전 ‘성능기반설계’를 도입한다.
반도체 팹의 도시가스 증설 안전검사 기간도 기존 7일에서 3일로 단축한다. 안전장치와 시공능력을 갖춘 경우 일부 검사항목을 면제해 전체 절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산업단지 입지 규제도 완화한다. 신산업·RE100 등에 필요한 경우 모든 업종이 입주할 수 있는 ‘제한업종 계획구역’ 지정 한도를 산업용지 면적의 30%에서 최대 50%로 확대하고, 업종특례지구 지정 요건도 완화한다.
기업형 첨단도시 등 국가 정책적 중요성이 높은 국가산단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도시혁신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비수도권 기회발전특구 지정 면적 상한도 확대해 대규모 신규 투자 수요를 수용한다.
주환욱 재경부 정책조정관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과제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속 관리하는 한편,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와 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3분기 중 2차 투자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기업 투자가 성장동력 확충뿐 아니라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청년과 제조·건설업의 고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의 맞춤형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fact0514@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