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美 키뱅크 포럼서 언급

삼성 파운드리·SK 후공정 집중평가

“美산 메모리 프리미엄, 장기계약”

“총수요 증가, 내년 수급 더 빠듯”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미(對美) 투자 확대 움직임에 대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패키징(후공정)에 집중됐다”고 평가하며 “미국 내 메모리 전공정 팹(fab)에 투자하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미국산 메모리의 독보적인 가치를 반영해 현지 빅테크 고객사들과 가격 프리미엄이 인정된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속화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 간의 반도체 동맹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셈이다.

수미트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키뱅크 캐피털 마켓이 주최한 기술 리더십 포럼에서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비해 생산능력이 크게 뒤지는 마이크론은 최근 미국 내 투자금액을 20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늘리며 생산시설 확장에 나섰다. 아이다호주 1공장은 내년 중순부터, 2공장은 2028년 말 가동 예정이다. 뉴욕주에도 공장을 지어 메모리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다나 CBO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는 메모리가 아닌 로직 파운드리에 집중됐고, SK하이닉스의 투자도 패키징 시설”이라며 이와 달리 미국 내 메모리 공장 건설에 집중하는 마이크론의 역량을 강조했다.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최첨단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한 삼성전자는 올해 말 테일러 2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2028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AI 메모리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에 맞춰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는 마이크론은 메모리 투자가 계획대로 실현되면 미국에서 D램의 40%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다나 CBO는 이날 “(마이크론이) 미국에서 생산한 메모리는 가격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부품 비중을 늘리려는 자국 고객사들에게 더 비싼 가격에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미 고객사와 맺은 장기공급계약 성격의 전략적고객협약(SCA)에도 이러한 메모리 가격 프리미엄이 반영된 점을 언급했다. SCA는 마이크론이 제시한 새로운 형태의 장기계약 모델이다. 마이크론은 고객사에 5년에 걸쳐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하고 미리 약정금을 받는 방식으로 SCA를 확대하고 있다.

사다나 CBO는 “지난 6월 16건의 SCA 체결 발표 이후 추가로 SCA를 완료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SCA를 체결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10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의 사례에 비춰 추가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사다나 CBO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이 AI 칩에 탑재할 메모리 사양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두고 “고객들이 계획한 (AI 칩) 출하량에 조정된 평균 메모리 탑재량을 곱하면 총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 수급이 올해보다 더 빠듯할 것”이라고 말해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를 일축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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