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50세 이상 근로자 비중 10년 새 31.6%→44.0%
55~59세 정규직 월평균 임금 372만원…대기업의 65% 수준
청년·고령자 동시 고용 확대 기업 세제지원 등 정책과제 제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가운데 향후 5년간 정년 연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정규직 근로자가 148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 근로자 가운데 50세 이상 비중은 이미 44%까지 높아져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대상생형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는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1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정년연장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세대상생 고용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중소기업 인력포럼’을 개최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늦춰질 예정이며 제22대 국회에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안 12건이 발의된 상태다.
중소기업의 고령화 속도는 가파르다. 중소기업 임금근로자 가운데 50세 이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1.6%에서 2025년 44.0%로 10년 사이 12.4%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부터는 50세 이상 근로자 비중이 39세 이하 청년 근로자 비중을 넘어섰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이날 ‘중소기업 청년-고령자 간 세대상생 고용 활성화 방안’ 주제발표에서 향후 5년간 중소기업에서 정년 연장 대상이 되는 정규직 취업자 수를 148만3000명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 가운데 실제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인원은 85만5000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정년제 자체를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정년제 운영 비중은 1~4인 사업장이 13.2%, 5~9인 사업장이 30.5%, 10~29인 사업장이 55.5%로 나타났다. 정년 연장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기업 규모에 따라 실제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령 근로자 사이의 임금과 근속기간 격차도 컸다.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55~59세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72만원으로 대기업의 572만원보다 200만원 적었다. 대기업의 65% 수준이다.
평균 근속연수도 중소기업은 12.3년으로 대기업의 23.1년보다 10년 이상 짧았다. 정년 연장 논의 과정에서 대기업 중심의 장기근속·연공형 임금구조와 중소기업의 고용 현실을 구분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노 실장은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 감소로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년과 고령 근로자의 고용이 함께 늘어난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청년·고령 근로자 수가 함께 증가하고 청년 임금까지 오른 중소기업에 세제지원을 제공하고, 청년과 고령자가 함께 참여하는 세대융합형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내국인 고령자로 대체하는 중소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정책과제로 내놨다.
중소기업계는 일률적인 법정 정년 연장보다 기업별 사정에 맞춘 계속고용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은 오랜 인력난 속에서 숙련인력 확보가 곧 기업 경쟁력이기 때문에 이미 정년 이후에도 필요한 인력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계속고용을 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자율적인 계속고용 방식을 존중하면서 기업 여건에 맞는 유연한 제도 설계와 충분한 재정·세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정년연장 논의의 핵심은 정년을 몇 세까지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기업 규모와 업종, 인력구조가 다양한 중소기업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제도 설계에 있다”며 “숙련인력의 경험을 이어가면서 청년에게 일자리와 성장 기회를 넓히는 고용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명수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학회장은 “중소벤처기업 현장에서는 고령 인력 비중 증가와 청년 인력 확보 어려움, 숙련 인력 이탈이라는 세 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청년과 고령자가 함께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노동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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