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수행에 공식일정엔 참석 못 해

공문서엔 참석한 것처럼 기재한 정황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이상섭 기자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국민참정권 침해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위원장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출장 당시 노 전 위원장 배우자를 수행하는 전담 공무원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합수본은 최근 중앙선관위 관계자를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중앙선관위가 노 전 위원장 해외 출장 중 배우자 수행을 전담하는 공무원을 따로 둔 정황을 포착했다.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 배우자 수행을 전담했던 공무원이 있었고, 그 공무원이 배우자 비공식 일정인 ‘관광’을 수행함에 따라 공식 일정에는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합수본은 해당 공무원이 공문서상 공식 일정에 참석한 것처럼 적힌 것으로 보고,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여부를 따지고 있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3차례에 걸쳐 배우자와 동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2022년 12월 호주·뉴질랜드 8박9일 출장 ▷2024년 11월 독일·에스토니아 7박9일 출장 ▷지난해 11월 덴마크·스웨덴 8박10일 출장 등이다.

앞서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미디어특위)·미디어법률단은 지난 6월 노 전 위원장이 배우자를 동반해 외유성 출장을 갔다는 의혹이 있다며 합수본에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발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일부 선관위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을 냈다.

합수본은 지난달 20일 노 전 위원장 외유성 출장 의혹과 선관위 직원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를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합수본은 같은 달 23일 노 전 위원장 비서였던 선관위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이후에도 중앙선관위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합수본은 이날 외유성 출장 의혹으로 전 중앙선관위 관계자 1명과 투표율 조작과 관련해 경기도선관위 관계자 1명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합수본은 6·3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율을 허위로 입력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지난달 23일에는 공전자기록위작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각 중앙선관위 관계자와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를 압수수색했다.

합수본은 최근 서울시 자치구 단위에서도 투표율 조작 정황을 포착했다. 합수본은 지난 5일 서울시선관위 관계자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는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관위가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해도 수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라. 투표수 보고 시 가감해 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힌 메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가 조작 지침을 내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합수본은 5일 서울 광진구선관위 선거1계장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bel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