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소통하고 ‘될 일과 안 될 일’ 명확히 판단해야 조직 신뢰 얻어

홍보 부서 아닌 일선 직원의 평가, 구청장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 영향

AI가 만든 서울전도 모습
AI가 만든 서울전도 모습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요즘 저희 구청장님은 직원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전임 구청장과 너무 대비돼서요.”

서울 한 자치구 팀장 A씨가 새로 취임한 구청장에 대해 내놓은 평가다.

처음 당선된 구청장이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내부 평가가 좋다는 의미다.

구청장이 새로 취임하면 직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업무보고와 회의 등을 통해 새 구청장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 조직을 대하는 태도를 세심하게 살핀다.

특히 구청장은 직원들의 인사권을 가진 막강한 자리다. 구청장이 성격이 급하거나 직원들에게 함부로 말할 경우 조직은 경직된다. 직원들도 마음의 문을 닫고 구청장과 거리를 두게 된다.

반대로 직원들을 존중하고 의견을 경청하는 구청장은 빠르게 신뢰를 얻는다. A팀장의 평가도 새 구청장이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두 사람의 평가는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비슷한 평가가 조직 내부에 확산하면 구청장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다. 이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적극적인 업무 수행으로 이어져 구정 성과를 높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

해당 구청장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는 전임 구청장과 다른 업무 스타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임 구청장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직원들이 새 구청장의 달라진 태도를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다른 서울 자치구 팀장도 “우리 구청장님은 될 일과 안 될 일을 명확히 구분해줘서 좋다”고 평가했다.

공무원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상황 가운데 하나는 구청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법과 원칙에 맞지 않는 일을 밀어붙일 때다. 정치인 출신 단체장이 주민 민원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만 앞세워 무리한 지시를 내리면 실무 공무원들이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구청장은 업무 추진 가능성을 사전에 판단하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이런 합리적인 판단은 행정의 안정성을 높이고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처음 당선돼 취임한 구청장에 대한 직원들의 초기 평가는 그래서 중요하다. 취임 초 좋은 관계가 형성되면 직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조직 분위기도 밝아지고 구정 운영의 효율성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구청 홍보담당관이나 언론팀장은 업무 특성상 언론에 구청장의 장점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홍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선 부서장이나 실무 팀장의 입에서 구청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해관계가 적은 직원의 한마디가 훨씬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구청장의 이미지는 화려한 홍보 문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말과 태도로 조직을 이끄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직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와 내놓는 평가 한마디가 구청장의 진짜 이미지를 만드는 시대다.


seouldream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