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 53억원
변동성 장세에 ‘반대매매’ 폭탄 위험 커져
초단기 외상거래 미수금 잔고 2억원대로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만 20세 미만 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반년 만에 2.5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타 연령대와 비교해 절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증가 속도는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팔랐다. 판단력이 부족한 미성년자의 경우 손실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부모가 자녀 명의를 빌려 빚투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대신증권 등 국내 10대 증권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 20세 미만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작년 말 2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3억원으로 15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3조1986억원에서 31조6180억원으로 36.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증가세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말한다. 매수한 주식이 담보가 되며, 통상 90~180일 안에 갚아야 한다. 이른바 ‘빚투’의 규모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여겨진다.
6월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가 가장 큰 연령대는 만 50세 이상~만 60세 미만으로, 9조7978억원에 달했다. 이어 만 40세 이상~만 50세 미만(8조125억원), 만 60세 이상~만 70세 미만(7조1371억원), 만 30세 이상~만 40세 미만(3조7175억원), 만 70세 이상(2조4709억원), 만 20세 이상~만 30세 미만(4768억원) 순이었다.
다만, 작년 말과 비교해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만 20세 미만(152.4%)이었다.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은 만 70세 이상(56.8%), 만 60세 이상~만 70세 미만(42.3%), 만 30세 이상~만 40세 미만(40.4%) 등 순이었다. 반면 증가율이 가장 낮은 구간은 만 50세 이상~만 60세 미만(28.1%)이었으나, 절대 증가액은 2조1476억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빚투의 그림자인 ‘반대매매’도 급증했다. 만 20세 미만의 신용융자 반대매매 체결금액은 1~4월 월 3000만~4000만원 수준에서 5월 1억6000만원, 6월 2억원으로 뛰었다. 상반기 누적 5억1000만원 가운데 70% 이상이 5~6월 두 달에 몰렸다.
반대매매는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의 담보 가치가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거나 기한 내에 돈을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이다. 하락장에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5월 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인공지능(AI) 반도체 고점론, 미국·이란 갈등 재개 등이 겹치며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된 것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특히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0%를 차지하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이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까지 맞물리면서 출렁임이 훨씬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가파르게 오르던 지수가 출렁이자 레버리지를 크게 쓴 계좌부터 반대매매의 충격을 받게 됐다.
‘초단기’ 외상거래인 미수거래도 늘었다. 만 20세 미만의 미수금 잔고는 1월 말 1억2000만원에서 6월 말 2억원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미수금 잔고는 8891억원에서 1조966억9000만원까지 급등했다.
미수금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초단기 신용 거래다. 통상 이틀 안에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다음 영업일에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빚을 회수한다.
올해 상반기 전체 미수금 반대매매 체결금액은 2조4080억원에 달했다. 작년 한해 미수금 반대매매 규모인 1조4562억원을 6개월 만에 훌쩍 뛰어 넘었다. 특히 20세 미만의 미수금 반대매매 체결금액은 올 상반기 18억5000만원으로, 작년 한해 체결금액인 9억8000만원 대비 급증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확대와 주도 테마 중심의 투자 수요, 단기 매매 성향이 결합되며 레버리지 활용 증가로 이어져 최근 신용거래 잔고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자자 인식 제고와 거래 행태 점검, 정책적 모니터링 강화 및 시장 안정화 대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jiy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