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만동+α 공장·창고 첫 범정부 실태조사…위험도 따라 3단계 점검

AI 화재감지기·스프링클러 확대…안전투자에 재정·금융·세제 인센티브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이 진행된 28일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건물 외부가 까맣게 그을려 있다. 이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께 대형 화재가 발생해 109시간 40여분만인 지난 22일 오후에 진화됐다. [연합]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이 진행된 28일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건물 외부가 까맣게 그을려 있다. 이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께 대형 화재가 발생해 109시간 40여분만인 지난 22일 오후에 진화됐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반복되는 대형 공장 화재를 막기 위해 전국 19만여 동의 공장·창고를 대상으로 사상 첫 범정부 합동 화재안전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위험물 시설에는 불연 외장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화재예방 설비 투자에 대한 보조금과 정책금융,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등 제조현장의 화재 안전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장화재 안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산업현장의 안전을 비용이 아닌 제조 경쟁력으로 전환하고, 공급망 안정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제조현장의 안전기준 미흡과 안전투자 부족이 누적되면서 대형 공장화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재해율이 1%포인트 증가하면 매출액 성장률이 0.45~0.71%포인트 하락한다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분석 등을 근거로, 공장화재가 개별 기업의 피해를 넘어 공급망과 고용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장·창고 대규모 실태조사 ▷화재 안전기준 정비 ▷안전투자 인센티브 확대 ▷안전관리 강화 등 4대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연면적 500㎡ 이상 공장·창고 19만동과 위험물보관소, 산재 발생 위험이 있는 소규모 사업장까지 포함해 범정부 화재안전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내년 9월부터 2027년 말까지 위험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조사하며, 위험물이 있는 초고위험 공장과 산재 발생 위험 사업장을 우선 점검한다. 건축사와 소방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와 청년인력, 지방정부·소방서·노동청 등이 합동조사에 참여하고, 적발된 위반사항은 즉시 시정한 뒤 조사 결과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관리할 계획이다.

화재 안전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위험물 저장·처리시설에는 현재 준불연 외장재 대신 불연 외장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공장 내화구조 적용도 모든 업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화재감지기는 일반감지기 대신 실제 화재 여부를 판단하는 지능형 화재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스프링클러는 연면적 5000㎡ 이상 공장의 모든 층으로 설치 대상을 확대한다. 금속분진·가공유 취급작업에 대한 관리 의무도 검토하고, 위험물시설 전문 점검업도 새로 도입한다.

기업의 안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화재·폭발 취약 사업장의 AI 화재감지기와 전기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피난유도설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지원하는 보조사업을 신설하고, 중소·중견기업 전용 대출 프로그램도 새롭게 운영한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정책금융을 확대하고, 안전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와 가속상각, 보험료 할인 등을 추진한다. 안전 우수기업에는 공공조달 가점을 부여하는 반면,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는 적격심사 감점 등 페널티를 적용한다.

안전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사용승인 이후에도 위반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사후검사제도를 도입하고, 지방정부의 실태조사를 연 1회 이상 의무화한다. 이행강제금 반복 부과를 의무화하고 처벌 대상도 설계·시공자까지 확대한다. 또 공장화재 예방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신고포상금을 확대하는 한편, 내부 공익신고자가 신고로 과징금이나 벌금이 부과·환수될 경우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