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혼인관계 파탄 시점이 쟁점”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5년 간 별거 중인 남편이 새로운 여성과 교제하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이 “이혼하고 싶지 않다”며 상간소송이 가능한 지 물었다.

23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세 자녀를 키우면서 직장을 다닌 여성 A 씨가 남편의 가출에서 시작된 별거, 이후 이혼 종용까지 받게 된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1999년 결혼한 그는 두 아들과 늦둥이 딸을 키우면서 맞벌이까지 했다. 집안일과 육아는 대부분 A 씨 몫이었다고 한다.

A 씨는 “남편은 아이들 숙제를 한 번 봐준 적도 없으면서 ‘집이 어질러졌다’ ‘반찬이 부실하다’ 등 늘 불평만 했다”며 “시댁의 대소사를 챙기는 것도 전부 제 차지였다”고 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폭발한 건 2020년 설 연휴였다. 당시 A 씨는 시댁에 다녀온 뒤 친정을 가려했지만 남편은 싫다고 화를 냈다. 말다툼 끝에 A 씨는 아이들만 데리고 친정에 다녀왔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은 짐을 싸서 나가고 없었다. 얼마 뒤 남편은 따로 오피스텔을 얻어 별거하기 시작했다.

A 씨는 “막내 딸이 중학생이었다. 저는 가정을 깰 생각이 전혀 없었다”며 “답답한 마음에 남편 회사에 몇 번이나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남편은 ‘이혼할 거 아니면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며 냉정했다”고 했다.

그렇게 5년이 흘러 A 씨는 아이들로부터 ‘아빠가 어떤 여자를 사귀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A 씨가 남편의 SNS를 확인해 보니 실제로 다른 여자와 수시로 여행을 다녀 온 게시물이 확인됐다. A 씨가 이를 따져 묻자 남편은 “5년 넘게 따로 살았는데 그게 무슨 불륜이냐. 이제 이혼하자”라고 이혼을 요구했다. 2년 전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최근 수입이 크게 늘어난 남편은 ‘별거 중 번 돈은 너와 상관 없으니 2020년 기준으로 적당히 나눠 주겠다’고 했다.

A 씨는 “저는 여전히 이혼을 하고 싶지 않지만 남편이 다른 여자와 함께 지내는 걸 그대로 두고 볼 수도 없다”라며 “이런 경우에도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 있냐”라고 전문가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조윤용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별거하는 중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되었다고 볼 수 있을 지가 쟁점이 될 듯 하다”며 “사연자의 경우 부인 측이 회사로 찾아가 설득도 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한 사정을 밝힐 수 있다면 남편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서 들어오지 않는 상황만 가지고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난 것으로 보기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지금 남편과 동거 중인 여성을 상대로 소송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별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A 씨도 사실상 별거에 동의를 했고, 부부가 이혼은 안 했지만 파탄된 것에 대한 암묵적인 함의가 있었다면 남편이 장기 별거 중에 다른 여성을 만난 것이 이 혼인 관계를 깨뜨린 원인은 아니므로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산분할과 관련해서는 “별거가 시작된 시점을 혼인 파탄으로 본다면 이후 형성된 재산은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라며 “그러나 사연자의 경우처럼 장기간 별거는 했지만 별거 시작 시에 혼인 파탄이 되었는 지 불분명할 수 있다. 이 경우 남편이 정식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해 혼인 파탄이 명료화 된 시점을 혼인 파탄 시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별거 기간 중 실질적으로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이 미미하다면 분할비율은 낮게 책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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