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서 쓴 소리
“사람 매장 당하는 건 쉬운 일”
1998년 월드컵 실패 경험 언급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하석주 아주대학교 축구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 직후 태도 논란을 빚은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해 “선배로서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하 감독은 지난 21일 MBC 시사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패널로 나와 “축구협회가 왜 이런 식으로 일을 해서 축구인 전체가 욕을 먹게 했는 지 모르겠다”며 “죄송하고 창피해서 국민들 앞에 얼굴을 못 들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후배이지만 인터뷰 과정이나 여러가지 하는 행동이 솔직히 내가 선배로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잘못한 거 맞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는 상황인데 인터뷰를 제대로 도와줄 사람이 없었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사람이 매장 당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라며 대한축구협회의 미흡한 대응을 아쉬워했다.
하 감독은 자신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경험도 언급했다. 당시 하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전반 27분 프리킥으로 한국 월드컵 사상 첫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3분 만에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하면서 1-3 역전패의 원흉으로 지목돼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하 감독은 “그렇게 퇴장당하고 정말 ‘나 들어오면(귀국 때) 죽는다’고 했어도 차범근 감독님한테 죄송하고, 국민들한테 죄송했다”라며 “(홍 전 감독이)정말 들어올 때 무릎 꿇고 진짜 석고대죄라도 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하 감독은 “체코전에서 역전승해서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2연패를 당하고 사퇴한 데 대해서는 당연히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비판받을 건 받고 다시 한국축구가 일어설 수 있게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등이 축구팬들에게 투명하게 비치지 못한다는 비판에는 “지금은 많이 변했을 것”이라면서도, “대중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협회가 명확하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감독은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두 차례(1994·1998년) 출전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지냈다.
한편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 직후인 지난 2일 가족이 있는 미국 LA로 떠났던 홍 전 감독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청문회 출석을 위해 지난주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위는 오는 30일 대한축구협회 관련 청문회를 열어 홍 전 감독 선임 절차와 월드컵 부진 원인, 경기 운영 책임과 미국 출국 경위 등을 따질 예정이다. 청문회 증인으로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15인을 채택했다. 참고인은 박지성 케이(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 8인이다.
2024년 7월 대표팀을 맡은 홍 전 감독은 선임 당시부터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 휩싸이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직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밝혔지만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없이 자신의 입장만 짧게 낭독한 뒤 자리를 뜬데다 퇴장 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의 공항 귀국 행사를 생략했다. 홍 전 감독은 “팬들에게 하실 말씀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