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200%까지 인상계획 발표
美 수출 제한적…현지 생산거점 확보
바이오시밀러·신약까지 포함 미지수
韓 핵심 수출품목 확장성엔 우려 커
美정부 세부 가이드라인 발표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제네릭(합성 의약품 복제약)에 최대 2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 다시 한번 ‘통상 파고’가 몰아치고 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산 제네릭 물량이 극히 제한적인 데다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이미 미국 내 생산거점을 마련해둔 상태여서 당장 받는 직접적인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제네릭을 넘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나 개량신약(기존 허가 의약품의 제형·성분 등을 변경해 복약 편의성과 안전성을 개선한 약), 신약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국내 업계는 향후 발표될 미국 정부의 세부 가이드라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는 2028년 8월 1일부터 수입 제네릭 의약품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2029년 8월 1일부터는 이를 200%까지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현행 무관세 혜택을 향후 2년간 유지해 미국 내 생산시설 이전을 유도한 뒤 응하지 않는 기업에는 고율의 관세를 물려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미국 내로 다시 유치하기 위한 조치”라며 “정해진 기간 내에 생산 시설 및 설비를 건설하지 않는 기업에는 제재가 가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의약품, 브랜드 의약품, 혁신 의약품에 대한 기존 정책은 성공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현재 미국 전역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제약시설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합성 의약품과 성분·제형·효능이 동일하도록 제조된 복제약을 의미하며 미국 내 처방 의약품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보건체계의 핵심을 이룬다. 특히 미국 내 수입 제네릭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시장은 사실상 인도와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인도는 미국 제네릭 완제의약품의 주요 공급국이며 중국은 원료의약품과 의약품 중간체 공급망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고율 관세정책의 1차적인 타깃과 직격탄은 인도와 중국의 제약사들에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국내 전통 제약사들의 경우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합성 의약품 복제약 수출 비중이 미미해 ‘단기 영향은 한정적’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제네릭을 수출하는 한국 회사가 많지 않고 물량도 소수여서 당장 커다란 파장이나 이슈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바이오시장을 이끄는 바이오기업들 또한 선제적인 미국 현지 거점 확보로 위험을 대폭 낮춘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은 미국 내 자체 생산시설을 갖춰 통상환경 변화에 대비해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미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어 어떤 제도적 변화가 나와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요건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정책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다. 제네릭에서 시작된 관세 포화가 향후 바이오시밀러나 개량신약, 신약 등 국내 기업들의 핵심 수출품목으로 번질 수 있다는 대목을 업계는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특허의약품 관세 조치 당시에도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관세 적용 여부를 1년 뒤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제네릭의 관세 스케줄만 공개되었을 뿐 바이오시밀러나 원료의약품(API) 포함 여부는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제네릭에 한정되지만 다음 단계로 바이오시밀러나 개량신약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존한다”며 “관건은 적용 범위가 바이오제제까지 넓어지느냐에 달린 만큼 아직 확실한 것이 없어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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