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대문 이어 중구·강북구도 상승
“민간 공급 부족하면 전세난 지속”
[헤럴드경제=윤승현·홍승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동대문·성북구에 이어 중랑·강북·금천구 등 중하위 외곽 지역까지 전세가가 10억원에 육박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미아동 국평 전세, 한달 만에 1억 올라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11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3일 보증금 10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는 지난 5일 8억7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는데, 이 역시 신고가다.
전세가격은 올 들어 내내 가파르게 상승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84㎡는 석달 전인 지난 6월 26일 9억5000만원에 계약됐는데, 한 달 전보다 1억원 오른 값이었다. 서남권의 금천구 독산동의 롯데캐슬골드파크3차 84㎡는 지난 4일 8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해당 평수의 전세 가격이 8억원을 넘긴 건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매매가격 오름세가 돋보였던 성북구와 동대문구는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가 10억원을 넘긴 지 오래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84㎡는 지난달 15일 11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2월 같은 동 동일 면적 거래가인 8억7000만원에서 약 6개월 만에 2억3000만원이 뛰었다.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84㎡ 역시 7월 28일 전세가 10억원에 거래됐다.
면적이 보다 작은 중소형 평형에서도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동대문구 용두동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 59㎡는 지난 13일 8억2000만원으로 전세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은 갱신계약으로, 기존 보증금은 7억1000만원이었다. 불과 2년 만에 1억1000만원이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실거주 의무 강화 및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전월세 물량 부족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2일 서울의 전월세 매물은 3만7312건으로, 1년 전 4만2627건에서 12.5% 감소했다.
‘보증금 5억 이상’ 비중 높아지는 금천·노원…“민간 공급 활성화 필요”
문제는 현재 임차 가격이 오르는 지역이 그간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던 핵심지라는 데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95% 상승한 102.25로 집계됐다. 상승폭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1.82%)였으며, 그 다음 금천구(1.7%), 노원구(1.69%), 서대문구(1.5%), 강북구(1.44%) 순으로 나타나는 등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에서 저가 전세 매물은 찾기가 어렵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평균 전세 가격이 4억원 이하인 지역은 도봉·금천·노원구 등 세 곳 뿐이다. 위 3개구에서 올해 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체결된 전월세 계약은 총 1만8287건인데, 이 가운데 각 구의 평균 전세 가격을 뛰어넘는 전세 보증금 5억원 이상 계약은 1750건으로 전체의 9.57%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8.42%(총 2만1421건 중 1803건)와 비교하면 1.15%포인트(p) 높아졌다. 전세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금천구의 상승세가 가장 높았다. 금천구 전체 전월세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81건에서 올해 2160건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5억원 이상 거래는 259건에서 263건으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전체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15%에서 12.18%로 올랐다. 노원구 역시 전체 거래는 1만3694건에서 1만2473건으로 8.9% 감소했지만, 5억원 이상 거래는 1129건에서 1187건으로 5.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공급 활성화 없이는 전세난 해소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급이 부족한 이상 전월세 가격은 계속 급등할 수밖에 없고, 정부 공급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부 주거 취약계층을 설정해 복지를 실현하고, 나머지 90%는 민간에게 맡기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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