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조선사의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보증 은행 절대다수가 RG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비례대표·정무위원회)은 9일 국회에서 진행된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조선사에 RG보증 을 서 준 은행 대다수가 RG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리스크 관리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은행의 RG보증은 대부분 담보 없이, 신용으로 발급돼 금융회사 업무의 기본인 ‘리스크 관리’와 ‘자산건전성 확보’에 소홀했다는 비판이다.
RG보증이란 선주가 선박을 주문하면서 건조 비용 일부를 조선사에 미리 지급하는데(선수금), 이 선박이 정상적으로 인도되지 못하는 경우 조선사를 대신해서 금융사(은행)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지급하는 안전장치를 말한다.
금융사는 조선사로부터 RG발급에 대한 수수료를 받고 보증을 서준다.
이 경우 RG보증 은행들은 RG발급에 따른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RG보험에 가입하고, 다시 보험사들은 재보험에 가입해 지급 보증 책임을 분산하는 것이 정상적인 RG보증의 구조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RG보증 금융사는 대부분 RG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채이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을 포함해 6개 금융사에서 371건의 RG를 발급한 반면, RG보험 가입은 371건 중 단 한 건도 없었다.
같은 기간 STX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을 포함한 7개 금융사에서 247건의 RG를 발급했고 이 역시 대부분 RG보험 미가입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TX 조선해양의 경우 25건(10%)에서 부실이 발생해 은행이 선수금을 대지급했는데 RG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은행들이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은행들은 RG보험 미가입 이유에 대해 “조선사들이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과 RG발급 전 신용평가를 통해 신용공여가 적절하다고 이미 확인이 되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담보를 설정하지 않고, RG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는 기본적인 사항인 점을 감안할 때 담보없이 신용만으로 RG를 발급하고 RG보험도 들지 않은 것은 적절한 업무수행이라 보기 어렵다는 게 채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채이배 의원은 “부동산 전세 계약을 할 때도 사람들은 돈 떼일 가능성이 매우 낮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위험 회피 차원에서 수백만원을 들여 전세금 보증 보험에 가입한다”며 “선박 건조는 수천억원의 돈이 오가는 계약인데, 은행들이 아무런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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