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분당판교]이번 여름은 그 어느해 여름보다도 무더웠다. 덕분에 집 앞 놀이터 놀이기구들이 뜨겁게 달궈지기에 충분했고, 놀이터가 제 2의 집인 아이들에게 강제 실내 붙박이행은 청천벽력같은 소리였을 것이다. 갈수록 감정 표현이 풍부해지면서 집에만 있는 것에 지루함을 느낀 아이들은 떼 쓰기 바빴다. 그런 아이들과 엄마들 사이에 ‘행복한 여름’이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출산 후 꾸준히 만나는 친구들이 있다. 분당, 판교, 용인 등 다양한 곳에서 모인다. 예전에는 모였다 하면 다이어트, 몸에 좋은 식단 등 자기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며 정보공유에 바빴는데, 이제는 대화의 시작과 끝 모두 육아다. 걱정과 염려에는 해결책을, 좋은 얘기에는 더 좋은 얘기를 덧붙여주며 정보들을 공유해나간다. 그러던 중 올 여름 최대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동안 너무 덥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실내에만 있게 만들어 넘치는 에너지도 꽁꽁 묶어둔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잊고 있었던 최적의 장소를 찾은 것이다. 실내지만 바깥 놀이터만큼 놀 것이 많은 ‘키즈카페’다. 트램플린, 미니 부엌 등 집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장난감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아이가 태어난 지 12개월 정도 되었을 때, 키즈카페에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아이는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입으로 집어넣기 바쁜 때였고, 결국 목감기에 심하게 걸렸다. 그 뒤 키즈카페에 가는 것을 피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아이에게 이곳은 천국이다. 카페 입구에서 신발을 벗기자마자 웃으며 달려가기 바쁘다. 판교에는 여러 개의 키즈카페가 있는데 이 중 몇 군데를 간단히 소개해 본다. 판교 현대백화점 7충에 위치한 ‘판다캣’은 백화점을 찾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카페를 가고자 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음료 한 잔을 하면서 백화점 방문을 지루해하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곳이다. 다른 키즈카페에 비해 공간이 협소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카페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에는 충분해보인다. 라스트리트 지하에 위치한 ‘릴리펏’은 이미 많은 엄마들의 SNS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 카페 내 커다란 스크린에 등장하는 재미있는 캐릭터 등 부모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곳이다. 주방이 있어 음료뿐만 아니라 식사를 같이 즐길 수 있고, 식사테이블과 아이들이 노는 곳이 함께 있어 가족 외식 장소로 추천되고 있다. 다만 카페가 2층으로 된 구조라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르내리는 일이 불편하다는 것, 테이블 사이로 지나다니는 키즈카들로 인해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 다소 아쉽다.아비뉴프랑 3층에 위치한 ‘깜보와 친구들’은 해당 층의 공간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직선형으로 되어있고, 왼쪽은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오른쪽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큰 트램플린, 정시마다 운행하는 장난감 기차, 시간대 별로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 등이 특징이다. 아비뉴프랑 내 다양한 식사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어 편하다. 무엇보다도 타 카페의 경우 2시간 이상 이용 시 추가요금을 내는 곳이 많은데, 해당 카페는 추가요금을 따로 받지 않아 장시간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타 키즈카페에 비해 큰 아이들이 많이 찾아 오후보다는 오전 시간대에 가는 게 좋고, 인형과 아기자기한 장난감들이 많아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는 것같다.
여름의 끝자락에 다가선 지금 지난 여름날들을 돌이켜보니, 다양한 키즈카페들을 다니면서 아이와 나름대로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실내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이를 잘 활용하는 좋은 경우가 늘어난 것 같아 기뻤다. 하지만 내 아이와의 즐거움과 편의만 생각하다가 당연했어야 하는 부분들을 놓친 것 같아 아쉬웠던 점도 적지 않았다. 3살 정도 되는 아이가 용변을 보았는데 공공장소에서 기저귀를 가는 엄마, 장난감가지고 다투는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엄마,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려도 제재하지 않는 엄마, 다른 테이블에 가서 어지럽혀도 미안해하지 않는 엄마, 귀가 시 이용했던 테이블을 치우지 않는 엄마 까지 아쉬움을 자아내는 풍경들도 적지 않았다. ‘부모는 어떻게 해야한다’, ‘좋은 부모는 이렇다’라는 특별 지침서나 정의는 없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다양한 색깔로 성장한다. 조금씩 세상을 배워나가는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가 돼야 할 지 고민해야 할 듯하다. 박제스민 violethu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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