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모든게 정당화되진 않는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명분도 없고 비전도 없다. 노동운동 스스로가 삼성전자 노조의 행태를 비판해야 한다.
지난 몇개월 동안 주가 6000포인트 돌파 만큼이나 세간의 주목을 받고 언론지상을 채우고 있는게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금 요구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해 발생한 영업이익 증가분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는게 삼전노조의 주장이다.
SK하이닉스 사례를 언급하며 기존 삼성전자의 성과금 지급기준과 방식을 뜯어고쳐서라도 1인당 5~6억에 해당하는 절대액수를 맞추어달라고 파업결의대회를 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보수언론은 이러한 삼전노조의 행태를 두고 회사와 산업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돈만 챙기는 이기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이와 달리 단무지 노조주의자들은 노동자가 자기의 이익을 챙기겠다는데 무슨 딴소리가 필요하냐고 거품을 물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금 파업은 현재 노조와 주주 싸움으로 대립전선이 변질되고 있다. 국민과 시민의 시각은 완전히 빠져있다. 이건 완전히 밥그릇 싸움이고 삼전 노사의 후안무치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어쩌면 간단하다. 자신의 연봉 보다 4~5배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를 잘한다고 칭찬할 국민이 몇명이나 될까? 최저임금 언저리 월급을 받는 저임금노동자의 숫자가 전체 근로자의 3분의 1이나 되는 나라에서 성과급 5~6억원은 별천지 딴나라 이야기이다.
다들 삼전을 부러워할지는 몰라도 삼전노조를 좋아하거나 지지할거 같진 않다. 더 큰 문제는 노동조합이라는 사회적 조직이 이런 행태를 너무나 당당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말 삼성전자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57조가 삼성전자 노조가 잘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는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일조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바가 없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기업은 정부의 산업정책적 지원은 물론, 반도체특별법으로 특혜까지 받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전이 사용하는 전력과 용수는 약 300만명 대도시에 맞먹는 대한민국의 자원투입을 전제하고 있다. 이뿐인가? 삼성전자가 반도체 칩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해서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얼마나 많은 협력업체, 하청용역 종사자, 지역주민의 인내와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지 삼성전자 노조만 모른단 말인가?
이번 파업을 밀어붙이는 삼전노조가 영세협력업체, 하청노동자, 지역주민과 공동체를 위해서 기업에게 사회공헌이나 연대기금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행태를 보고 이 시대 노동조합은 과연 무엇인가를 되물어볼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의 행태는 기업노조의 폐해와 악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더욱 각인시킨다.
그래서 더 위험한 것이다. 안그래도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그리 좋지 않고 노사담합적 기업노사관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20·30대 MZ세대 조합원으로 인해 경제적 조합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대기업과 공공부문 노동운동이 경제적 조합주의에 물들고 종업원 노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마디로 좋은 노조가 나쁜 노조로 대체될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게 뻔하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노동운동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야기해야 한다. 양비론에 빠질순 없다. 사회적 연대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두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것이다.
과거 삼성재벌의 족벌경영과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듯이, 지금은 삼성전자 노조의 반노동적, 반사회적 행태를 국민과 노동자의 이름으로 비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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