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개인 정보 유출 사태 이후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정·관계를 상대로 집중 로비를 강화한 사실이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쿠팡 의뢰 로비 업체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을 ‘(미국의) 동맹국’으로 지칭하며 ‘관계 강화’를 로비 목적으로 언급해 안보 문제까지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국 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쿠팡이 ‘미국 기업’임을 내세워 정보유출 사태의 법적 책임과 처벌을 피해가고, 전방위 로비를 무기로 한국 소비자들에 도리어 ‘동맹 안보 위협’이라는 칼을 꽂으려는 행위나 다름없다.
23일(현지시간) 미 상원의 로비 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올해 1분기(1~3월) 자체 로비 자금과(109만달러)과 로비 회사 6곳 수임료(총 69만5000달러)로 총 178만달러(약 26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직전 분기 89만5000달러의 약 2배다. 정보 유출 사태(11월) 이후 로비금이 급증한 것이다. 로비대상은 미 상·하원뿐 아니라 국무·재무·상무·농무부, 무역대표부(USTR), 중소기업청 등을 망라한다. 특히 1분기엔 미 부통령과 백악관도 새로 포함됐다. 로비 목적은 작년 4분기까지 수출 관련 현안으로만 기재돼 있었으나 올들어선 ‘한국·대만·일본·영국·유럽연합 등 동맹국과의 경제 및 상업적 관계 강화’ 등으로 확대됐다.
미 하원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소속 의원 54명은 최근 강경화 주미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차별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담긴 조치를 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민감도가 낮은 정보 유출 사건을 구실로 쿠팡에 대한 범정부적 공격을 가했다”고 했다.
앞서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서 김민석 총리를 만나 쿠팡 문제가 양국 정부 사이에 오해를 가져오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지난달 방한한 마이클 디솜브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쿠팡 문제를 언급하며 “한미 관계와 팩트시트 이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할 이슈”라고 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엔 한국의 우라늄 농축·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중요 안보 협력 사안이 담겨져 있다.
3000만명 이상 정보가 유출된 사건은 법에 의해 엄격하게 진상 및 책임 규명,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다. 로비로 해결될 수 없다. 더구나 이를 한미 동맹 안보 문제로까지 비화시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한국 정부와 소비자에 대한 무도한 공격 행위로 즉각 중단되야 한다. 정부도 쿠팡의 잘못을 명명백백히 가려내는 한편, 대미관계 악영향이 없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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