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주한미군의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요격미사일의 중동 반출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이 발사한 미사일을 표적 공격하는, 한반도 방공체계의 핵심 무기들이다. 주한미군 무기가 빠져나가는 사이 북한은 거듭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이 와중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당국자들이 연이어 방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3월말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3가지 움직임은 지금 우리가 처한 안보 환경을 요약한다. 주한미군 전력의 재배치를 뜻하는 ‘전략적 유연성’, 핵보유국 지위 및 체제안전보장을 위한 북한의 대남·대미 무력도발 위협, 한국을 사이에 놓은 북미 간 직·간접 거래 가능성이다.

12일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최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는 패트리엇을 실을 수 있는 미 대형수송기가 자주 이착륙했다. 경북 성주 기지에 있던 사드 요격미사일도 오산기지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 국방부가 사드 시스템 일부를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11일 “주한미군 전력 일부의 해외 이동 여부와 관계없이 대북 억지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10일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3일 최현호에 올라 “해군의 핵무장화는 만족스럽게 수행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한다면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부차관보는 각각 9일과 11일 연이어 방한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와 안보 현안 논의를 위해서다. 북미 대화 외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및 우리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등 사안도 의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이란전과 같은 유사시 뿐 아니라 전략적 수준에서 주한미군 전력 재배치에 따른 우리의 대비는 한 치도 빈틈이 있어선 안된다. 우리에겐 중·저고도 요격용으로는 ‘천궁-2’가,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고고도용은 내년 배치될 ‘L-SAM’이 있다. 미 정부를 설득해 주한미군 전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근본적으론 우리 무기체계로의 대체를 서둘려야 한다. 또 북한의 핵보유를 전제로 한 북미간 거래가 이뤄져 한국의 안보와 자주권이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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