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버핏은 총보수 7억원 이하

“버핏의 ‘열정 프로젝트’에서 일반적 대기업으로”

‘투자의 구루(스승)’로 꼽히는 워런 버핏(95·사진) 회장이 지난 2018년 5월 미국 네브주 오마하에서 열린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카운트다운 투 더 클로징 벨’에서 리즈 클라만과의 인터뷰를 하는 모습. [AP]
‘투자의 구루(스승)’로 꼽히는 워런 버핏(95·사진) 회장이 지난 2018년 5월 미국 네브주 오마하에서 열린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카운트다운 투 더 클로징 벨’에서 리즈 클라만과의 인터뷰를 하는 모습. [AP]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워런 버핏의 후계자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 최고경영자(CEO)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CEO 중 최고 수준 연봉을 받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버크셔는 6일 제출한 공시에서 에이블의 올해 연봉이 2500만달러(약 360억원)라고 공개했다.

다른 보상과 특전은 언급되지 않았다.

버크셔는 전통적으로 주식 보상은 하지 않는다.

WSJ은 금융정보업체 마이로그IQ의 위임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에이블의 올해 연봉은 2010~2024년 S&P 500 기업의 현직 CEO 중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스톡옵션, 연금 증가분, 각종 특전을 포함하면 2024년 S&P 500 CEO의 총보수 중윗값은 약 1600만달러(약 230억원)였다.

상위 100명 대부분은 주식과 비현금성 보상을 포함하면 2500만달러를 넘게 받았다.

에이블의 연봉은 지배주주인 버핏의 보수 체계와는 아예 다르다.

버핏은 2010년 이후 연봉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를 포함해 총보수가 50만달러를 넘지 않았다.

연봉 외 부분은 회사가 부담한 개인 경호 및 주거 보안 서비스 비용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버핏은 회사가 부담한 우편·배송비 등 소소한 개인 비용을 갚으러 연봉 절반을 회사에 다시 반환하는 식이었다.

WSJ은 이런 CEO 보수 체계 변화를 놓고 이제 버크셔가 95세의 전설적 투자자의 ‘열정 프로젝트’가 아닌, 보다 일반적인 대기업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버크셔 주식을 보유한 글렌뷰 트러스트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P 500 상위 10위권에 드는 기업 CEO라면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에이블은 부회장으로 있던 2024년에 약 2100만달러를 벌었다. 거의 전부가 급여였다. 2025년 보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가벨리 펀드의 멕레이 사이크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버핏이 보유한 버크셔 주식이 에이블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이미 막대한 수익을 쌓아오고 있기에, 버핏에게 급여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버크셔가 “대형 금융 서비스 기업 중 매우 독특한 보수 구조”를 갖는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초 기준 버핏은 버크셔 A주 20만6359주와 B주 951주를 갖고 있었다.

A주 1주는 B주 1500주로 전환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초 이후 버핏은 A주 약 1만주를 B주로 전환해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보고했다.

같은 시점에서 에이블은 A주 228주와 B주 2363주를 보유 중이었다.

WSJ은 버크셔가 CEO에게 동종 대기업 CEO들과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는 일이 전설적 복합기업이 점점 ‘보통 기업’처럼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버크셔 CEO에서 물러나는 대신 회장직을 유지하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본사에 매일 출근해 에이블 부회장의 경영을 도울 계획이다. [게티이미지]
버핏은 버크셔 CEO에서 물러나는 대신 회장직을 유지하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본사에 매일 출근해 에이블 부회장의 경영을 도울 계획이다. [게티이미지]

한편 버핏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 회사(버크셔)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 어떤 회사보다도 100년 후에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버핏은 새해 1월1일을 기해 후계자로 지명된 에이블에게 CEO 직책을 넘겼다.

다만 버핏은 버크셔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가치투자’ 투자철학을 고수한 버핏은 1965년 쇠락해가던 직물회사 버크셔를 인수해 보험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부문을 거느린 지주회사로 키웠다.

1965년 이후 버크셔 주식은 60년간 약 610만%에 이르는 누적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