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106명이 4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철강산업 지원을 위한 이른바 ‘K-스틸법’이다. 더불어민주당 어기구·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철강포럼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됐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부가 5년 단위로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 각종 재정·금융·행정 지원과 규제혁신을 한다는 것이 골자다.
여야 대치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처럼 국회가 제 역할을 하겠다고 힘을 모은 것이다. 발의에는 민주당 66명, 국민의힘 37명, 조국혁신당 1명, 무소속 2명이 참여했다. 철강은 모든 제조업에 기초소재를 공급해 ‘산업의 쌀’이라고 꼽힌다.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재생에너지, 우주항공 등 국가첨단전략 분야 경쟁력 확보 및 경제 안보에 기여하는 핵심산업임에도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저가 수입재 범람, 미국의 관세 조치,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비롯한 친환경 규제로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 여야 의원들의 법안 발의 동기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인한 충격은 즉각 현실화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3월엔 25%, 6월부터는 50%의 품목별 관세를 모든 철강 수입품에 부과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철강 수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5.9% 감소했다. 7월에도 2.9% 줄었으며, 특히 대미 수출은 16.9%나 급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1일(미국 시간 30일) 한국산 미 수출품에 부과되는 상호관세를 15%로 하는 합의안을 전격 발표했지만, 여기엔 철강은 제외됐다. 미국과 일본, EU와의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로 현재는 50%로 고정됐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 철강 업체 US스틸 인수를 계기로 현지 생산이 가능하게 됐고, EU는 수출 물량을 제한하되 관세를 면제하는 ‘쿼터제’를 미국과 협상 중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4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많은 사람이 관세 문제를 갖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풀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성급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내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추가 쟁점에 대해서도 국내 산업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야 하고, 국회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익에는 여야가 없다. K-스틸법이 국회가 제 자리를 찾고 여야가 협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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