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교역국 모두 사용금지’ 가이드라인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칩인 어센드와 관련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화웨이의 어센드 칩을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게 될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정부 때의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수출통제 정책 폐기를 공식 발표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중국 교역국 모두 화웨이칩 사용을 금지하는 의미의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BIS는 또 미국의 AI 칩이 중국의 AI 모델의 훈련이나 추론에 사용하는 것에 따른 후과를 대중에게 경고키로 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제3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의 첨단 AI칩을 확보하는 우회 전략에 대응해 미국 기업이 공급망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도 발표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제3국을 통해 엔비디아 칩을 밀수입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H100칩보다 성능이 낮은 사양인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판매해 왔으나, 미 상무부는 H20의 중국 수출도 제한한 바 있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AI칩·GPU 등을) 수출하지 못하게 해도 중국 AI 관련 시장은 수년 내 50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며 “미 정부의 제재는 자국 기업에 손해를 끼치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시장을 차지하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화웨이는 이달 말 최신 AI 칩인 ‘어센드 910D’의 첫 샘플 테스트를 시작한다. 기존 ‘어센드 910C’ 경우 다음 달부터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 해당 칩은 중국 국영 통신사와 바이트댄스 등 민간 AI 기업에 올해만 80만 개 이상 출하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상무부의 이번 조치는 화웨이가 AI와 스마트폰을 위한 강력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으로의 첨단 반도체 유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설계한 AI칩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BIS는 동시에 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바이든 정부 때의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수출통제 정책에 대해 “폐지를 공식화하는 것을 관보에 게재하고 미래에 대체 규칙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IS는 바이든 정부 때의 정책에 대해 “이 새 규칙은 미국의 혁신을 저해하고 기업에 부담스러운 새로운 규제 요건을 부과했을 것”이라면서 “이 규정은 수십 개의 국가를 2등급 지위로 격하시키면서 이들 국가와의 외교관계도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BIS는 “오늘의 조치는 미국이 AI 혁신의 최전선에 머무르고 세계 AI 지배력을 유지하도록 보장한다”고 규제 취지를 설명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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