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수 넉달째 두자릿수 증가세 유지했지만

제조업 취업자수 6년 2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

청년 고용률·실업률 모두 악화…쉬었음도 증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4월 취업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늘며 넉 달째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제조업·건설업에서는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은 고용률·실업률이 모두 악화하고 구직시장을 떠난 ‘쉬었음’ 인구 증가세는 지속됐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림어업 고용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8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4000명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취업자수는 지난해 12월 일자리사업 일시종료 등의 영향으로 5만2000명 감소했다가 올해 1월 13만5000명 늘어난 뒤 2월 13만6000명, 3월 19만3000명 등으로 넉 달째 1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가 21만8000명 늘어난 데 이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1만3000명), 정보통신업(7만2000만명) 등에서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는 12만4000명 줄며 전달(-11만2000명)보다 감소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6년 2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이자,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통계청은 “제조업 취업자수는 전자부품·컴퓨터·금속가공 등에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제조업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는 취업유발계수가 낮아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업 취업자가 15만명 줄었다. 감소폭은 전달(18만5000명)보다 줄긴 했으나 12개월째 뒷걸음질 쳤다.

농림어업 취업자수 역시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13만4000명 줄었다. 이는 2015년 11월(-17만2000명) 이후 9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영남권 대형 산불 여파보다는 지난달 한파·대설 등 이상기온 영향이 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연령 계층별로는 60세 이상과 30대에서 취업자가 각각 34만명, 9만3000명 늘었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줄었다. 특히 20대 취업자가 17만9000명 줄며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는 27만9000명, 임시근로자는 5만2000명 늘어난 반면 일용근로자는 5만4000명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만6000명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1000명 증가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7만7000명 줄었다.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4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0.3%포인트 오른 69.9%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3%로, 2021년 4월(43.5%)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1년 전보다 0.9%포인트 떨어지면서 1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실업자는 3만1000명 줄어든 85만4000명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2.9%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으나, 청년층 실업률은 0.5%포인트 상승한 7.3%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97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명 증가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4만5000명 늘었다. 청년층 ‘쉬었음’은 1만5000명 늘어난 41만5000명으로 집계돼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날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 회복 지연으로 주요 업종의 고용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대내외 리스크 관리와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고용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대외 불확실성의 내수 영향 최소화를 위해 관세피해 수출기업 지원과 고용 충격 선제대응 관련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고 근본적인 건설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고용 창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