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갈등에 한발 늦은 후보 등록

선거 용품도 ‘이름 없이’ 사전 발주

자정부터 공식 선거운동 돌입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경기도 김포시 한 차량광고업체에서 관계자들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 유세 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연합]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경기도 김포시 한 차량광고업체에서 관계자들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 유세 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민의힘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을 ‘무기명’으로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 기간 직전까지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선거 운동복, 유세 차량 등에 후보의 얼굴과 이름을 새길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다. 12일 0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유세에 나서는 다른 정당 대선 후보들과 달리, 국민의힘은 당분간 후보 이름과 얼굴 없이 당명과 ‘기호 2번’만 내세우는 선거운동을 하게 된 셈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대선 선거 홍보 용품 일부는 ‘후보 이름 없이’ 발주됐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선거 운동복은 후보 이름 빼고 기호 등을 넣어 지역구 사무실에 보냈다”라며 “유세차는 후보 사진, 이름, 슬로건 빼고 다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이는 후보 등록 시한까지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던 10일 밤 11시께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1일 이전 단일화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10일 새벽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로 교체를 단행했다.

이 같은 지도부 결정은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에 부쳐졌고, 끝내 부결되면서 김 후보는 가까스로 국민의힘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차량광고업체 한양E&C에 선거 유세에 투입될 차량이 놓여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세 차량(왼쪽)과 국민의힘 유세 차량의 모습 [연합]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차량광고업체 한양E&C에 선거 유세에 투입될 차량이 놓여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세 차량(왼쪽)과 국민의힘 유세 차량의 모습 [연합]

후보 얼굴과 이름이 빠진 ‘무기명 선거운동’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애초 단일화 과정에서 지난 7일이 중요한 기점으로 꼽혔던 이유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 온전한 유세를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시일을 놓친 만큼 후보 이름과 얼굴까지 넣은 선거 용품과 홍보물을 제작하는 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가 직접 들어가야 하는 부분은 힘들지만, 후보가 어떤 분이 되시든 간에 제반 사항들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날인 이날에야 부랴부랴 공식 선거운동 체제를 갖췄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와 의원총회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들어갔다. 공동 선대위원장에는 권성동 당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안철수·양향자 전 경선 후보, 주호영 의장과 황우여 전 대선 경선 선관위원장에게 돌아갔다. 총괄선대본부장은 윤재옥 의원, 공약개발단장은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맡았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는 12일 0시부터 22일 동안 이뤄진다. 전날(10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된다. 이날부터 각 후보를 비롯해 선거운동원 등은 후보 명함을 배부할 수 있고, 현수막도 게시할 수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는 공개 장소에서 연설도 가능하다. 선거운동원뿐 아니라 지지자들도 유세에 참여할 수 있다.

왼쪽부터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대신해 후보 등록을 하고 있는 김윤덕 사무총장, 이날 후보 등록을 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전날 후보 등록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연합]
왼쪽부터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대신해 후보 등록을 하고 있는 김윤덕 사무총장, 이날 후보 등록을 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전날 후보 등록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연합]

국민의힘과 달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27일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 보름간 지역 유세에 집중해 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기 전인 지난 3월 18일 일찌감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이재명·이준석 후보를 비롯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구주와 자유통일당 후보, 송진호 무소속 후보, 황교안 무소속 후보 등은 전날(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