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약 수익성·유지율 지표 개선

‘질적 성장’ 주도 조직 개편 병행

현대해상이 보험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관리하기 위한 내부 지표로 ‘관리CSM(보험계약마진)’을 도입했다. 손익 중심 전략을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하며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중심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전략 아래 신계약 수익성과 장기 유지율 등 주요 지표의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손익뿐 아니라 자본까지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내부 지표인 관리CSM을 올해 신설했다. CSM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반영한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데, 현대해상은 여기에 자본관리 기능까지 더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관리CSM을 통해 CSM상품과 담보 중심의 포트폴리오 정비, 채널별 경쟁력 강화, 유지율과 손해율 제고 등에 나서고 있다”면서 “해당 지표를 영업 부문 핵심성과지표(KPI)로 설정해 전사적으로 전략을 실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지표 도입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재무적 부담이 커지면서다. 특히 현대해상은 과거 장기인보험인 어린이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삼아 CSM 확대를 꾀했으나, 최근 해당 상품군의 보험금 지급 증가와 장기화에 따른 손해율 악화로 전략 전환이 불가피했다.

이에 현대해상은 2023년 말 신계약 CSM 전략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정식 조직인 ‘CSM 전략파트’로 전환했다. 이 부서는 CSM과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리스크 지표를 함께 관리하고 있다. 상품·채널 측면에서도 우량 고객에 대한 우대정책, 간편보험과 무해지 상품 중심의 고CSM 포트폴리오 재편이 병행됐다.

특히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중심으로 장기인보험 매출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이런 매출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완전판매마스터’ 제도를 신설해 불완전판매나 민원 제재 이력이 없는 우수 설계사(대리점)를 우대하는 등 질적 중심의 채널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외형 경쟁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전략은 실적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현대해상의 신계약CSM배수는 지난해 누계 기준 12.9배로, 전년(11.1배)보다 16.2% 개선됐다. 지난해 1분기 10.4배에서 4분기 14.1배를 기록하는 등 매 분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계약 CSM배수는 새로 체결한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수익성 높은 계약이 많다는 뜻이다.

현대해상은 이런 전략을 조직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올해 6년 만에 단독 대표로 이석현 신임 대표를 세웠고, 신임 임원 12명 중 절반을 외부 인사로 영입하는 등 경영 체계에도 변화를 줬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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