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지구촌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의 광고비가 초당 1억원씩 나가는 이 핫 플레이스에서 하얀 태권도복을 입은 수천명의 어린이들이 우렁찬 기합소리에 맞춰 함께 발차기를 하는 광경을 보는한국인이라면 뜨겁고 벅찬 감동을 느낄것이다.
최근 전북도청을 방문한 김경원(58) 전미태권도교육재단(USTEF) 이사장은 “맨해튼 태권도 페스티벌을 8년째 열고 있는 돈키호테”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루 사용료가 7만5천달러인 타임스스퀘어를 개인 돈으로 빌려 행사를 치르는 김경원 이사장.
“세계의 심장부에서 펼쳐지는 엄청난 스케일의 행사라 한국 정부, 또는 국기원 등 태권도 단체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웃었다.
교포 4만명이 사는 보스턴 한인회 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김 이사장은 내년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대회 등을 협의하기 위해 이날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만났다.
지난 6월 24일 열린 올해 페스티벌에는 뉴욕과 뉴저지·코네티컷 등에 있는 50여 개 학교에서 3천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참여했다.
광장 주변에는 부모와 관광객까지 1만5천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15분 간격으로 50∼100명씩 출연해 격파와품새·태권 댄스 등 시범을 보였다.
다국적 기업들의 광고가 번쩍거리는 전광판 밑 광장이 태권도복과 태극기 물결로 종일 뒤덮였다.
김 이사장이 이처럼 큰 비용을 써가며 퍼포먼스를 하는 것은 태권도의 진정한 가치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그는 “태권도는 예의로 시작해 예의로 끝마치는 스포츠라 인성교육에 안성맞춤 이지요. 개인보다 공익을 앞세우고 어른을 공경하고 인내심을 길러줘 인종과 국적을불문하고 세계 시민정신을 함양하는데 최고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태권도 공인 8단인 김 이사장은 전북 부안 출신이다.
정부 파견 사범으로 활동하던 큰 형에게 태권도를 배웠다. 중·고교와 군(상무대)에서 선수생활을 거쳐 22살 때 태평양을 건너갔다.
초기엔 공사장과 야채 시장에서 막노동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국에서가장 성공한 태권도인 중 하나로 성장했다.
현재는 매사추세츠주 내 3개 도시에서 대형 도장을 운영 중이다.
스프링필드시에 있는 본 도장의 경우 규모가 7만여㎡나 된다. 태권도장 뿐 아니라 축구장·농구장·수영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사범을 포함해 직원만 100여명에 이른다.
김 이사장은 “미국의 경우 태권도장 수강생이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 만큼 열기가 서서히 식고 있다”면서 “공립학교의 정규 과목 프로그램에 태권도를 포함시키는 ‘태권도 공교육화’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이 재단은 현재 600여개 초등학교에서 정식 교과목으로 태권도를 가르친다고 한다. 연간 체육수업의 30%는 태권도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나이가 더 들어도 색바랜 도복을 입고 어린이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영원한 ‘태권도 그랜드 파파’로 남고 싶다”며 태권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