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0일 美주식보관액 분석
불확실성 극대화에 13.7조원 감소
톱20중 플러스수익 팔란티어 유일
‘PER 606%’로 추가투자 주의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간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14조원 가까이 줄었다. 글로벌 ‘관세 전쟁’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 증시가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게 서학개미의 큰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서학개미가 선호했던 종목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지만, 주식 보관금액 상위 20개 종목 중 단일 종목으론 유일하게 50%대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서학개미 선호주, 美 증시 대표 지수보다 낙폭 더 컸다=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054억4394만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이던 지난 1월 20일 기준 1149억8444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95억4030만달러(약 13조7459억원)나 줄어든 수치다.
해당 기간 미 증시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86% 하락(5996.66→5525.21)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에 대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시장에 불확실성을 극대화했단 평가했다. 서학개미에게 더 치명적이었던 점은 보관금액, 순매수액 상위 단위 종목, 상장지수펀드(ETF)의 낙폭이 전체 주가지수보다 더 컸다는 점이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 1위 테슬라 주가는 이 기간에만 33.19% 하락했고, 2위 엔비디아도 -19.39%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밖에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묶이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A, 아마존닷컴, 메타플랫폼의 주가 등락률도 각각 -9.00%, -8.67%, -17.37%, -16.35%, -10.69%를 기록했다.
미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 저가 매수해 향후 반등에 베팅, 서학개미의 순매수세가 몰린 2~3배 레버리지 ETF 상품들의 하락폭은 단일 종목보다 훨씬 더 컸다.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보관금액 6위)’의 등락률이 -35.22%를 기록한 가운데, 미 증시 대표 반도체지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7위)’ ETF의 등락률도 -62.02%에 그쳤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9위)’ ETF도 -65.06%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앤드루 타일러 등 JP모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몇 달 내 가시화할 수 있는 만큼 미국 증시를 이끄는 동력이 몇주 내 사그라질 위험성이 크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들은 “글로벌 무역전쟁의 부정적 여파가 실물 경제에 가시화하기까진 아직 1~2개월이란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하락장서 홀로 빛난 팔란티어=미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올수록 팔란티어에 대한 서학개미의 관심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서학개미의 사랑을 받았던 종목들 가운데선 사실상 ‘유일’하게 강세를 보였던 단일 종목이기 때문이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1월 20일과 비교했을 때 57.14% 올랐다. 서학개미 보관금액 상위 20개 종목 중 단일 종목에선 팔란티어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5억60만달러어치 순매수세를 기록한 팔란티어의 보관액은 1월 20일 22억2577만달러에서 지난 25일 기준으론 40억6468만달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순위에서도 애플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방산주’로 분류되는 팔란티어는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불안 심화로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각국에서 수요가 커지며 주가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 미 연방수사국(FBI), 미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부 주요 기관은 물론, 영국 국민보건의료서비스(NHS) 등 주요국 정부 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식의 구독 모델을 사용하는 만큼 수익 개선세가 뚜렷한 게 팔란티어의 장점으로, 다음 달 5일(현지시간)로 발표가 예정된 실적 역시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주가수익비율(PER)이 606.29%에 이를 정도로 고평가 상태란 점에서 추가 투자에 나서려는 서학개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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