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보관액, 트럼프 취임 전 1150억弗 → 100일 1054억弗
테슬라 -33.19%·엔비디아 -19.39%…2~3배 레버리지 ETF 낙폭 더 커
서학개미 강력 순매수세…트럼프發 증시 급락세에 보관액은 축소
보관액 TOP20 단일 종목 중 ‘팔란티어’만 ‘플러스’ 수익률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30.f8111aebecb542c7afb21421d4786322_P1.png)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초반 100일간 서학개미(미국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14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미국의 황금기’가 지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실제론 글로벌 ‘관세 전쟁’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 증시가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게 서학개미의 큰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서학개미가 선호했던 종목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지만, 주식 보관금액 상위 20개 종목 중 단일 종목으론 유일하게 50%대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서학개미 선호주, 美 증시 대표 지수보다 낙폭 더 컸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054억4394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일이던 지난 1월 20일 기준 1149억8444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95억4030만달러(약 13조7459억원)나 줄어든 수치다.
해당 기간 미 증시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86% 하락(5996.66→5525.21)했다.
29일(현지시간)로 2기 행정부 출범 100일째를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는 금융투자시장에 불확실성을 극대화했단 평가를 받는다. 과도한 수준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돌연 유예를 선언하는 ‘오락가락’ 관세 정책을 펼치는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흔드는 언행을 이어가며 미 증시뿐만 아니라 미 달러화와 미 국채 가격 동반 내림세를 불러오기도 했다.
서학개미에게 더 치명적이었던 점은 보관금액, 순매수액 상위 단위 종목, 상장지수펀드(ETF)의 낙폭이 전체 주가지수보다 더 컸다는 점이다.
![[A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rcv.YNA.20250430.PAP20250430001201009_P1.jpg)
미국 주식 보관금액 1위 테슬라 주가는 이 기간에만 33.19% 하락했고, 2위 엔비디아 주가의 등락률도 -19.39%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밖에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묶이는 애플(보관금액 4위), 마이크로소프트(MS, 5위), 알파벳A(10위), 아마존닷컴(15위), 메타플랫폼(19위)의 주가 등락률도 각각 -9.00%, -8.67%, -17.37%, -16.35%, -10.69%를 기록했다.
미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 저가 매수해 향후 반등에 베팅, 서학개미의 순매수세가 몰린 2~3배 레버리지 ETF 상품들의 하락폭은 단일 종목보다 훨씬 더 컸다.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보관금액 6위)’의 등락률이 -35.22%를 기록한 가운데, 미 증시 대표 반도체지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7위)’ ETF의 등락률도 -62.02%에 그쳤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9위)’ ETF도 -65.06%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강력 순매수세도 트럼프發 증시 급락세 못 이겨
강력한 순매수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식 보관금액이 줄거나, 순매수액 규모와 비교조차 못 할 정도로 보관금액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종목들은 서학개미가 큰 규모의 투자 손실을 겪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학개미 ‘원픽(최선호주)’ 테슬라 보관금액은 지난 1월 20일 254억3325만달러에서 지난 25일 기준 195억7133만달러로 58억6192만달러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가 테슬라를 25억7697만달러어치나 사들이며 종목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투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주가 급락세가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 전체 규모를 큰 폭으로 끌어내린 셈이다.
17억2871만달러로 종목별 순매수액 2위를 기록한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의 보관금액도 해당 기간 23억1582만달러에서 22억8936만달러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서학개미가 16억5245만달러어치 순매수세를 기록한 종목별 3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보관액이 4억8584만달러어치 늘었다. 하지만, 이는 순매수액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서학개미의 ‘눈물’이 마르기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다.
앤드루 타일러 등 JP모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몇 달 내 가시화할 수 있는 만큼 미국 증시를 이끄는 동력이 몇주 내 사그라질 위험성이 크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들은 “글로벌 무역전쟁의 부정적 여파가 실물 경제에 가시화하기까진 아직 1~2개월이란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DB) 외환전략책임자는 미국에 투자하는 약 400개 글로벌 ETF의 일별 자금 흐름을 살펴본 결과, 최근 2개월간 미국 자산에 대한 매수 반등 기미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자산 ‘불매 운동’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현재 상황을 묘사했다.

하락장서 나 홀로 빛난 팔란티어
미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올수록 팔란티어에 대한 서학개미의 관심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서학개미의 사랑을 받았던 종목들 가운데선 사실상 ‘유일’하게 강세를 보였던 단일 종목이란 이유에서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1월 20일과 비교했을 때 지난 25일 기준으로 57.14% 올랐다. 서학개미 보관금액 상위 20개 종목 중 단일 종목에선 팔란티어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ETF까지 범위를 넓혔을 때도 양의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장기 국채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3.12%)’ ETF 정도만 팔란티어와 함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5억60만달러어치 순매수세를 기록한 팔란티어의 보관액은 1월 20일 22억2577만달러에서 지난 25일 기준으론 40억6468만달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순위에서도 애플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방산주’로 분류되는 팔란티어는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불안 심화로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각국에서 수요가 커지며 주가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 미 연방수사국(FBI), 미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부 주요 기관은 물론, 영국 국민보건의료서비스(NHS) 등 주요국 정부 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 행정부와 갈등이 커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도 팔란티어에 대한 수요만큼은 줄지 않았고, 최근엔 민간 영역까지 사업이 확장 중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식의 구독 모델을 사용하는 만큼 수익 개선세가 뚜렷한 게 팔란티어의 장점으로, 다음 달 5일(현지시간)로 발표가 예정된 실적 역시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주가수익비율(PER)이 606.29%에 이를 정도로 고평가 상태란 점에서 추가 투자에 나서려는 서학개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란티어를 분석한 미 월가 애널리스트 27명 중 16명은 ‘보류(Hold)’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주가 컨센서스도 현재 주가보다 낮은 92.05달러에 불과한 상황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