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정치 안해…시민으로 남겠다”

한덕수-국힘 최종 2인 ‘원샷 경선’ 제안

金 “차차 논의”…韓 “경선에 집중해야”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김해솔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더 이상 정치 안하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30년 동안 저를 돌봐주신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이제 저는 서울 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일개 시민으로 남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나겠다”며 감사 인사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 간 치러진 2차 경선 여론조사 결과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홍 전 시장은 발표 직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 지난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훌륭하게, 깨끗하게 정치 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돼 정말 고맙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앞서 정계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지막 도전을 앞두고 마음을 비우니 참 편안하다”며 “대선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세상에 순응하고 살아갈 것”이라고 적었다.

홍 전 시장은 결과 발표에 앞서서도 “이번이 대선 후보 경선 세 번째다. 한 번은 민심에서 졌고, 한 번은 당심에서 졌다”며 “삼세판이니까 더할 여력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재명 같은 중범죄자가 다스리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며 “홍준표의 나라냐, 이재명의 나라냐 양자를 두고 비교해서 국민들한테 선택을 물어보자는 생각으로 경선에 임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또 홍 전 시장은 “만약 제가 결선에 나간다면 이런 제안을 드리고 싶다”라며 “한덕수 후보하고 오늘 (결선에 진출하는) 두 사람 하고 ‘원샷 국민 경선’으로 끝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정당의 후보를 뽑아놨는데, 여태 8명이 전부 달려들어서 경선을 했는데 한덕수 후보가 들어와서 결선에서 이긴 사람하고 또 결승을 한다, 그건 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느냐”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오늘 두 분이 결선에 올라가면 한덕수 권한대행을 입당시켜서 원샷 국민 경선으로 하자”라며 “지난번 노무현·정몽준 식의 그런 국민 경선으로 한 번에 끝내자”라고 강조했다.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전 시장의 제안과 관련해 “상당히 좋은 생각”이라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한덕수 후보도 출마 선언을 안 했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거 같다”며 “당에서 생각이 있을 거 같아서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한 후보는 “어떤 취지인지 알겠는데, 그럼 나머지 여섯 분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라며 “마지막 2명에 (한덕수 권한대행이) 끼어들어서 경선을 한다, 현실적이지 않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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