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인·저자 등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서명운동…하루 만에 3000명 돌파

윤철호 출협 회장 등 몇몇 인사가 지분 70% 보유…“도서전은 공적 재산”

서울국제도서전. [한국관광공사]
서울국제도서전. [한국관광공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식회사로 전환 추진한 데 대해 출판인, 저자, 서점인 등이 ‘사유화 반대’에 나섰다.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반대 연대’는 22일 성명을 내고 윤철호 출협 회장을 비롯한 몇몇 개인이 서울국제도서전을 사유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을 위해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을 조속히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국제도서전이 출협 주최로 수많은 출판사와 저·역자, 독자의 참여와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성장해온 출판계의 공적 자산”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출협은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자본금 10억원의 주식회사로 만들었다. 이 중 70%의 지분을 윤 회장을 비롯한 몇몇 개인이 차지했고, 출협의 지분은 30%에 불과하다.

출협은 2023년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정산 문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았고, 지난해부터 국고보조금을 출협에 지원하던 방식에서 도서전 참가 출판사들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출협은 2024년 4월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식회사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주명부 공개, 공청회 등 투명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사유화반대연대는 주장했다.

사유화반대연대는 “이는 유서 깊은 공적 자산인 서울국제도서전을 7억원으로 일부 개인이 사유화한 것”이라며 “서울국제도서전 수익은 일부 개인의 호주머니가 아니라 수익의 원천인 출판사들과 저자와 역자들, 독자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설령 적자가 나더라도 출판사 모두가 나서서 십시일반 어려움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식회사로 만드는 필요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지만 주식회사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50% 이상의 지분은 출판계를 대표하는 조직인 출협과 한국출판인회의, 출판협동조합, 출판문화재단 등이나 혹은 저자와 관련된 한국작가회의 등에서 확보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사유화반대연대는 21일 오후부터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서명에 나섰다. 시작한 지 하루 만에 3000명이 넘는 출판인과 독자가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출판인, 저자, 번역자, 독자와 연대해 서명 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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