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도 나선 뷰티 시장…전 품목이 4950원

무신사, 편의점서 뷰티 제품 판매…상품군 확대

‘고마진’ 대명사 뷰티, 위기 속 유통업계 살릴까

[GS25 제공]
[GS25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비상경영에 돌입한 유통가가 ‘새로운 발상’을 시도하고 있다. 식료품 특화매장에서 자체 기획한 ‘마스크팩’을 파는가 하면, 편의점이 하나의 뷰티 채널로 변신 중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야 소비심리가 반등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계속되자 출구전략 찾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초저가 뷰티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Glow up by Beyond)’를 론칭했다. LG생활건강의 비욘드와 협력해 만든 제품이다. 노브랜드, 피코크 등 기존 PB(Private Brand)가 대형마트가 주력하던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했다면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는 한 단계 더 발전된 NPB(National Private Brand)로 제조사와 공동 기획한 점이 특징이다. 주름 개선 효과를 콘셉트로 한 마스크팩과 기초 화장품 등으로 구성됐다.

‘5000원 이하’를 추구하는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는 4950원 균일가로 판매된다.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다이소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는 1000~5000원 균일가 판매 전략으로 최근 뷰티 카테고리의 급성장을 이뤘다. 다이소의 화장품 매출은 최근 1년간 144% 신장했다.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는 지난 17일 문을 연 이마트푸드마켓 고덕점에 처음 입점했다. 해당 점포에 다이소가 테넌트(입점업체)로 들어간 점도 눈에 띈다. 초저가 화장품 ‘붐’을 일으킨 다이소 바로 옆 자체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패션 쇼핑 플랫폼 1위 무신사도 판매처 다양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곳은 편의점이다. 무신사는 지난달부터 GS25와 협업해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PB ‘무신사 스탠다드’의 티셔츠와 양말 등 기본 제품을 상시 판매하는 구조다. 무신사는 최근 들어 화장품 PB ‘위찌’의 색조 화장품을 GS25에서 판매하고 있다. 무신사는 현재 3종인 ‘위찌’의 상품 개수를 늘릴 계획이다. K-패션과 K-뷰티에 대한 해외 수요를 확인한 만큼, 보다 수익성 좋은 뷰티 브랜드를 개발하려는 취지다.

무신사는 오는 5~6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뷰티 페스타를 진행할 예정이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가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둬 3천7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아성다이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천689억원, 3천711억원으로 전년보다 14.7%, 41.8% 증가했다. [연합]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가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둬 3천7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아성다이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천689억원, 3천711억원으로 전년보다 14.7%, 41.8% 증가했다. [연합]

유통업체들이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협업에 나서는 것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서다. 특히 ‘뷰티 PB’ 만들기에 한창이다. 뷰티 제품은 10% 이상의 마진율로 유통가에서 대표적인 ‘고마진 제품’으로 꼽힌다. 올해 최대 과제로 ‘경영 효율화’를 내건 유통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카테고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의류와 달리 일상 속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어 경기 불황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며 “생산라인만 확보하면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좋은 제품군이라 패션 기업에서도 뷰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이소의 등장으로 ‘가성비’ 뷰티의 마지노선이 5000원이 됐다”며 “다이소를 따라잡으려는 채널들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