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 게임 개막
‘눈과 얼음의 도시’ 하얼빈서 8일간 열전
한국, 쇼트트랙·빙속 앞세워 종합 2위 목표
최민정·김길리·김민선·차준환 등 스타들
하얼빈 AG 넘어 2026 올림픽 정조준
![쇼트트랙 최민정(왼쪽)과 김길리가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3일 훈련에서 역주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rcv.YNA.20250203.PYH202502031237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8년 만에 돌아온 47억 아시아인들의 겨울 스포츠 축제가 ‘눈과 얼음의 도시’ 중국 하얼빈에서 막을 올린다.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의 성도인 하얼빈의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개막해 8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Dream of Winter, Love among Asia’(겨울의 꿈, 아시아의 사랑)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는 코로아19 등 여파로 8년 만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이번 대회 이후엔 4년 뒤인 2029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회 대회가 예정돼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특히 1년 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메달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회엔 동계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다인 34개국 약 1300명이 출전해 빙상과 스키, 컬링,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 산악스키 등 6개 종목에서 64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스키 등 설상종목은 하얼빈에서 200㎞가량 떨어진 헤이룽장성 야부리 리조트에서 개최된다.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후 겨울 국제종합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북한이 7년 만에 복귀해 눈길을 끈다. 북한은 메달 가능성이 있는 피겨스케이팅에만 3명의 선수를 파견한다.
“하얼빈 시상대에 태극기를”…한국, 종합 2위 목표
222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6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2개, 알파인스키와 프리스타일 스키, 컬링에서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으며 개최국 중국에 이은 종합 2위를 목표로 삼았다.
대한민국 선수단을 이끄는 최홍훈 선수단장(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은 “2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최근 아시아 국가들이 동계 스포츠에 많이 투자하고 있어서 격전이 되겠지만, 우리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왔다”면서 의욕을 드러냈다.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 본단이 4일 출국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news-p.v1.20250204.b3c2084b3a3d419c8d0aed83204dd2af_P1.jpg)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하얼빈이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여서 선수단의 의지가 더욱 결연하다.
최 단장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지역에서 대회가 열려 더욱 뜻깊은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은 “하얼빈이 우리나라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인 만큼,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면서 “큰 동기부여를 가지고 반드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며 하얼빈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얼빈 도약대로 ‘밀라노 金’ 꿈꾸는 스타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은 2026밀라노-코르티다담페초 올림픽을 꼭 1년 앞두고 열리는 ‘모의고사격’ 무대라 동계 스타들의 각오가 더욱 남다르다.
대표적인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23)이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중 최초로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린다. 지난해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차준환은 지난달 종합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며 1위로 다음 시즌 태극마크를 획득했다.
![피겨스케이팅 간판 차준환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rcv.YNA.20250105.PYH2025010505460006000_P1.jpg)
차준환은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가기야마 유마, 지난해 사대륙선수권대회 은메달을 거머쥔 사토 순 등 일본 간판선수들을 넘어야 포디움을 기대할 수 있다.
차준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첫 출전인 만큼 기대되고 많이 설렌다. 내가 준비한 걸 다 보여드리고 즐길 수 있는 경기로 만들겠다”며 “(금메달 병역 혜택을) 생각하기보다는 내 기량을 보여드리는 게 1차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2001년생 뱀띠인 차준환은 “2025년엔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나 또한 변화하고 발전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푸른 뱀의 해에 다시한번 도약할 것을 기대했다.
![김채연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rcv.YNA.20250105.PYH2025010507590006000_P1.jpg)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한 김채연(19)도 밀라노를 벼르고 있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김채연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 등 최정상급 선수를 넘어서야 한다. 그는 “다른 경쟁 선수를 신경 쓰지 않고 내게만 집중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돌아온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26)도 하얼빈을 넘어 밀라노를 조준한다.
동계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은 베이징 올림픽 후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1년간 재정비를 한 뒤 올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최민정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2차 대회에서 복귀 후 첫 금메달을 수확하는 등 개인전에서 총 5개의 메달을 따냈다. 2017 삿포로 대회 2관왕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다관왕에 도전한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쇼트트랙 박지원이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rcv.YNA.20250205.PYH2025020517060001300_P1.jpg)
쇼트트랙 남자 간판 박지원(29)과 여자팀의 ‘뉴 에이스’ 김길리(21)도 벌써 올림픽 무대를 벼르고 있다.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세계랭킹 1위 박지원은 그간 올림픽 등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이번에 처음 종합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 김길리는 전종목 석권 목표를 야심차게 밝혔다. 지난달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5관왕에 오른 그는 “토리노에 이어 하얼빈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며 5관왕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스피드스케이팅 에이스 김민선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rcv.YNA.20250116.PYH2025011609400001300_P1.jpg)
‘新빙속여제’ 김민선(25)은 하얼빈에서 스피드스케이팅 4관왕을 찍고 밀라노 금메달을 겨냥한다는 포부다. 김민선은 주종목인 500m에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만큼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무난하게 금메달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선은 500m와 이벤트 종목인 100m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항상 경기를 준비하면서 100m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 500m를 타듯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간판 이채운(18)도 금빛 비상이 기대된다.
![이채운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news-p.v1.20250207.9e4d060324e4401b9abf8a88d55aa1a1_P1.jpg)
이채운은 2023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 16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역대 최연소(16세 10개월) 우승자로 우뚝 섰다. 2022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 최연소인 16세 나이로 참가한 이채운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시상대에 올라 내년 생애 두번째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이채운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07/news-p.v1.20250207.ce4715bc4c964037ab4a1a391d5a7a67_P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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