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 전 MBC 기상캐스터와 고(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배수연 전 MBC 기상캐스터와 고(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배수연 전 MBC 기상캐스터가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그때도 그랬다”며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배수연은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MBC 그것도 내가 몸담았던 기상팀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정말 무슨 말을 꺼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매일매일 새롭게 들려오는 소식에 그저 참담할 뿐”이라며 “내가 MBC를 나오던 그때도 그랬다. 그들의 기준에서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나의 목소리에는 누구 하나 전혀 귀 기울여 주지 않았었다. MBC, 보도국, 기상팀”이라며 회상했다.

배수연은 이어 “너무나도 사랑했던 일과 일터였지만 그때 그곳의 이면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지금은 좀 달라졌을 줄 알았는데 어쩜 여전히 이렇게 변함이 없다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발 진상조사를 철저히 해서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오요안나 후배가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고(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향년 28세 나이로 사망했다.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달 27일 오요안나가 특정 기상캐스터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직장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이어 지난 달 31일에는 생전 고인을 인신공격하고 조리돌림하는 정황이 담긴 기상캐스터 동료들의 ‘단체 채팅방’ 내용이 공개됐다.

이어 오요안나 유족 측은 채널A에 “오요안나가 생전에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있다”며 “오요안나는 ‘너무 고통스럽다’, ‘이게 직장 내 괴롭힘입니까? 제가 잘못한 겁니까?’, ‘말이 너무 폭력적이다’, ‘너무 고통스럽다’라며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MBC 측에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건을 조사할 것을 지도했으며, MBC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했다.

또 유족 측은 MBC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녹취내용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