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김현경 기자] “오늘은 저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날입니다. 저에게도 엄마와 아빠가 생긴다니 무척 설렙니다.

언제쯤 오시려나, 새벽부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계속 내다봐도 아직입니다. 길이 막히는지, 오다가 무슨 일이 생기신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요.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가 저를 종이 상자에 집어넣습니다. 뚜껑을 닫고 테이프를 꽁꽁 붙입니다. 술래잡기 놀이인가, 아님 서프라이즈 같은 건가 어리둥절합니다.

잠시 후 다른 아저씨가 저를 데려갑니다. 저는 딱딱한 바닥에 던져졌습니다. 덜컹거리며 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와 몸이 이리저리 부딪힙니다. 너무 아프고 무섭습니다. 꺼내달라고 소리쳐봐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엄마와 아빠를 만나야 하는데… 그때까지 살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누구일까요? 책이나 옷 같은 물건이라고요? 아닙니다. 살아있는 강아지입니다.

살아있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택배로 보내는 것이 말이 안 돼 보이지만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반려동물 택배’는 인터넷 분양에서 주로 이용돼 왔습니다. 당연히 동물이 상해를 입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8월 14일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는 반려동물을 판매할 때 택배나 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대신 판매자가 동물을 구매자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동물 전문 운송업자를 이용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운송 중에는 동물에게 적합한 사료와 물을 제공하고 충격과 상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하고요. 이를 위반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동물 택배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포털에 ‘애견택배’라는 검색어만 쳐도 수많은 업체가 검색됩니다.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정도면 전국 어디든, 24시간 배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부산에서 서울을 가는데 상자 안에 갇혀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가야 한다면 어떨까요? 단 몇 분도 참기 힘들 겁니다.

반려동물을 정말 ‘가족’으로 생각한다면 판매자도 구매자도 택배를 이용하는 것 만큼은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