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이 시대의 미생들에게 바칩니다!”

꿈 같은 사회생활의 시작. 취직하기도 힘들지만 정규직이 되긴 더 힘듭니다. 대리가 되면 인생이 ‘이지(Easy)’해질 것 같지만 진급이라는 또다른 벽에 한 없이 작아집니다. 자신이 직장인인지 노예인지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정규직에서 진급을 하면 편할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부하직원을 관리하느라 녹초가 되는 건 당연하고, 감당하기 힘든 권한과 책임은 눈덩이처럼 쌓입니다.

‘미생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부르고 ‘정신수양’ 또는 ‘공자 만들기’라고 읽습니다.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한 게임이죠.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서?
‘미생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부르고 ‘정신수양’ 또는 ‘공자 만들기’라고 읽습니다.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한 게임이죠.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서?

‘미생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부르고 ‘정신수양’ 또는 ‘공자 만들기’라고 읽습니다.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한 게임이죠.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서?

거짓말 같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도트 그래픽의 깜찍함 뒤에 가려진 악몽 같은 직장생활을 다룬 인디게임 ‘내꿈은 정규직’입니다. 고전 게임과 같은 단순 패턴이 게임 방식의 전부지만, 게이머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직장생활이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학생이라면 직장인의 애환을, 새내기 직장인이라면 사회생활의 잔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표현부터가 너무 잔혹할지 모르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시작하자마자 연이은 낙방. 끊임없이 도전하는 주인공이 눈물겹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연이은 낙방. 끊임없이 도전하는 주인공이 눈물겹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연이은 낙방. 끊임없이 도전하는 주인공이 눈물겹습니다.

게임을 시작하자 마자 면접 실패만 4번. 난이도를 이야기하기도 전에 반복되는 주인공의 좌절금지 자세가 게임의 성격을 단적으로 함축해 보여줍니다. 게임의 필수패턴은 바로 ‘좌절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초반부터 게이머가 몇 번이고 반복해 보는 ‘면접 탈락’이라는 단어가 시작부터 먹먹하게 합니다. 떨어지고 짤리는 과정을 재미라고 한다면 다행입니다. 게임은 쉽사리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인턴의 고통을 여과 없이 느끼게 해 줍니다. 하지만 탈락으로 인한 경험은 머나먼 정직원을 향한 밑거름이 됩니다. 자연스럽게 쌓이는 경험치가 취직과 입사, 승급의 기반으로 작용하죠. 스펙 쌓기는 필수요, 상사를 향한 구애는 덤입니다. 여기에 과중한 업무와 체력 관리, 도전은 기본입니다. 초보적인 실수를 해 퇴사를 하게 되는 것도 자주 일어나는 일. 정신 수양, 즉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이 게임의 본래 목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이머들이 업무 사무실 다음으로 많이 볼 화면. 좌절금지라지만 너무하다.
게이머들이 업무 사무실 다음으로 많이 볼 화면. 좌절금지라지만 너무하다.

게이머들이 업무 사무실 다음으로 많이 볼 화면. 좌절금지라지만 너무하다.

인턴과 계약직은 당연히(?) 퇴직금이 없습니다. 일단 회사에 발을 들여놓으면 최소 정규직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죠. 사장이 방문하면 전 직원들이 인턴을 잡아먹을 듯이 열을 올리며 업무 지시를 합니다. 조직의 최하단에 위치한 게이머가 마다할 이유나 변명은 없습니다. 죽도록 터치를 해 일을 해야 합니다. 책상에 쌓인 업무량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줄어드는 법이 없습니다. 진정한 ‘멀티플레이어’가 되라는 무언의 압박입니다. 주는 대로 업무를 빠르게 받아오고 체력을 소모해가며 불 태우는 열정도 필요합니다. 주인공을 터치하면 불이 몸을 감싸며 업무를 처리하는 피버모드가 발동됩니다. 왜 우리는 이 장면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까요? 우리네 모습과 같기 때문입니다.

업무중 출현한 사장의 한 마디 “그냥 와 봤어.” 그냥 오지 마세요. 집에 계세요.
업무중 출현한 사장의 한 마디 “그냥 와 봤어.” 그냥 오지 마세요. 집에 계세요.

업무중 출현한 사장의 한 마디 “그냥 와 봤어.” 그냥 오지 마세요. 집에 계세요.

확률과 포인트는 승진확률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화술을 올려 승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하죠. 일단은 정직원과 퇴직금이 목표. 단기적인 목표를 잡아 나가다 보면 더 위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작은 실수가 큰 좌절감을 주기도 하겠지만 말이죠. 어떠한 경우에도 게이머는 스마트폰을 던지면 안 됩니다. 장난스럽지만 참을 ‘인(忍)’ 열 번을 찍어야 성공이라는 희망적인 목표에 다다를 수 가 있으니 말이죠. 가끔 던지는 상사의 참을 수 없는 농담의 가벼움에도 웃으면서 재치있게 대응해야 합니다. 아마 도를 닦는 기분이 이런 것인지도….

인턴이라 파리목숨입니다. 작은 사유도 바로 짤리는 것으로 결론. 왜 짤렸는지는 알려주니 감사하다고 해야할 지경입니다.
인턴이라 파리목숨입니다. 작은 사유도 바로 짤리는 것으로 결론. 왜 짤렸는지는 알려주니 감사하다고 해야할 지경입니다.

인턴이라 파리목숨입니다. 작은 사유도 바로 짤리는 것으로 결론. 왜 짤렸는지는 알려주니 감사하다고 해야할 지경입니다.

게임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줄 수도 있지만, ‘웃픈’ 현실에 고개를 끄덕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개발자의 멘트가 게임의 존재 이유를 알려준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Tip! 학생 여러분...이거 거짓말 같죠?!’라는 문구. 심오하지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인생은 실전”이라고 외치기 전, 가상의 직장에서 고된 좌절감을 경험하다보면 정신력이 무장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도감은 그 동안 권고사직, 면접탈락 등 좌절 경험이 쌓인 노하우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알바는…별 거 없습니다. 동영상 광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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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