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G밸리 노재환 논설위원 기자]- 벼랑 끝에 내몰린 '자포세대'…그들에겐 소소한 일상도 ‘사치’
7월은 인구절벽을 경고하는 인구주간의 달이다. 정부는 인구절벽에 놓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7월 9일부터 17일까지를 인구주간으로 편성했다.앞서 유엔은 7월 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지정했다. 지난 1987년 7월 11일 세계인구가 50억 명을 넘어선 것을 기념해 지정한 날이다. 이는 인구폭발로 인한 사회문제를 환기시키던 기념일이 불과 몇 십 년 사이에 인구절벽을 경고하는 날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됐다.현재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저출산율 1위 국가로 우뚝서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인구감소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멸을 맞이하는 국가는 불가피하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고령화도 맞물렸다. 노인빈곤율 또한 OECD국가 중 1위다. 이는 지난 2000년부터 65세노인 비율이 전체인구의 7% 이상 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인 비율 14% 이상의 고령사회 진입 시기 또한 오는 2018년에서 바로 내년으로 앞당겨졌다. 하지만 앞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미 우리는 고령사회를 체감하고 있다.이렇듯 인구충격 경우,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영향을 미쳤다. 저성장, 저금리 등 경제는 물론이고 주거, 소비 등 우리의 생활패턴 마저 바꿔 놓았다. 늘어나는 노인을 전보다 적은 수의 청년이 경제활동을 통해 부양해야하지만, 주요한 정치적 결정에서는 표가 많은 노인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젠론토크라시(실버민주주의)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세대갈등 또한 깊어질 수밖에 없다. 몇 년 사이 연금개혁, 정년연장 등을 두고 벌어졌던 세대 정의 논쟁은 전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인구절벽 문제는 사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늘 눈앞의 현안에 밀려 한가한 얘기 취급을 당해왔다. 사안이 복잡하고 그야말로 융복합 정책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루기도 어렵거니와 당장 실적을 내기도 쉽지 않으니발 벗고 나서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이 우리사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나?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세대를 일컬어 밀레니얼 세대라고 말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지난 1980년~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른다.밀레니얼 세대 특징은 대체적으로 어려서부터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접하여 활용이 능숙한 세대이지만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궁핍함의 대명사로 불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학자금 대출에 대한 부담감과 취업난에 허덕이며 현대사회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이제 3포세대로 시작해 현재 9포세대까지 파생될 만큼 많은 것을 포기하며 빛 한점 들지 않는 어두운 터널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앞서 3포세대 뜻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경향신문 기획시리즈 ‘복지국가를 말한다’에서 처음 사용된 신조어다. 억 소리 나게 높아지는 집값, 치솟기만 하고 도통 내릴 생각이 없는 물가, 또한 이런 문제들로 인해 나 하나 감당하기도 벅찬 생활 속에서 연애는커녕 결혼 출산은 꿈도 못 꾸는 세대라고 해서 붙여진 것이 3포세대의 뜻이다.5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3포세대에서 2가지 항목이 더 추가됐다. 모아놓은 돈은 없고 빚이 있거나 현재수입으로 생활도 벅찬데 누군가를 만나 커피 한잔 사먹는 지출까지도 아깝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이 세대의 특징이다.7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에서 희망과 꿈을 포기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인간관계에서 희망과 꿈까지 포기해야 하는 세대다.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희망과 꿈 그리고 건강과 외모까지 포기하는 것이 바로 9포세대다. 이쯤 되면 다포세대 혹은 달관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달관세대란, 일본의 사토리세대를 빌려온 말로 모든 것을 해탈해버리는 세대를 말한다.문득 중국고전중 하나인 맹자의 ‘이루편’에서 읽었던 구절이 생각난다. “스스로 학대하는 사람과 더불어 이야기할 것이 못 되며, 스스로 버리는 사람과는 더불어 일할 것이 못 된다.” 스스로 학대하는 사람은 ‘자포자(自暴者)’를, 스스로 버리는 사람은 ‘자기자(自棄者)’를 번역한 말로, ‘자포자기(自暴自棄)’의 출처가 되는 구절이다. 맹자는 자포와 자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입을 열면 예와 의를 비난하는 것을 ‘자포’라 하고, 자기 자신이 능히 어진 일을 할 수 없고, 의로운 길로 갈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자기’라고 한다”고.세상에 선이 없다고 비난하는 것이 자포(自暴)이며, 나는 못한다고 지레 고개 젓는 것이 자기(自棄)이다. 자포자기한 사람과는 말도 섞지 말고, 일도 같이 하지 말라는 맹자의 고언이 왠지 씁쓸지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