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발한 외교, 빛 바랜 내정…朴대통령 무거운 귀국길
[울란바토르(몽골)=헤럴드경제 신대원 기자] 이른바 ‘진경준 게이트’가 청와대 핵심으로까지 진격했다. 4박5일간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와 몽골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박 대통령은 18일 몽골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 6월 총선을 통해 새로 선출된 자르갈툴가 에르덴바트 총리와 미예곰빈 엥흐볼드 국회의장을 각각 접견하고 한ㆍ몽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의 몽골 방문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구조조정,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위협 등으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경제ㆍ안보 측면에서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인 진경준 검사장의 구속 등 박 대통령이 국내를 비운 사이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곤혹스럽게 됐다.
특히 ‘실세 수석’으로 불리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마저 진경준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을 받게 되면서 국정운영동력 약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 수석과 관련해선 장인 이상달 전 정강중기ㆍ건설 회장이 4명의 딸에게 상속한 서울 강남역 인근 1300억원대 부동산을 넥슨코리아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진 검사장이 거래를 주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부동산이 2년 넘게 팔리지 않자 넥슨 김정주 대표와 절친한 진 검사장이 중간에서 역할을 했고, 이 때문에 인사검증 책임자인 우 수석이 진 검사장 승진 당시 넥슨 주식 보유를 눈 감아줬다는 것이다. 진 검사장은 넥슨으로부터 공짜 주식을 받아 구속된 상태다.
우 수석은 이에 대해 “김정주와는 단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전화통화도 한번도 한 적이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제가 매매에 관여하지도 않았고, 처가에서 정상적으로 10억원에 가까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이뤄진 부동산 거래에 대해 진경준에게 다리를 놔달라고 부탁할 이유도 없고, 부탁한 적도 없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우 수석의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현 정부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게이트 관련 의혹이 권력 핵심부로까지 번졌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진 검사장 승진 때 넥슨 주식 88억원을이신고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신상은 물론 평판 점검 등을 통해 검증 책임을 져야하는 민정수석으로서 인사검증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외국에 나와 국익을 위해 뛰고 있는데 국내에서 안 좋은 일들이 이어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자유무역확대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고 대북공조 강화를 재확인하는 등 빛을 발했지만, 국내에서 벌어진 악재로 빛이 바래게 된 모습이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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